비대위 전환 가능성... "그 이상의 과감한 혁신 필요" vs 오히려 걸림돌"
[서울=뉴스핌] 김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 대패로 인한 후속 대책으로 지도부 사퇴·비상대책위원회 전환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선 대책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8일 기자와 통화에서 비대위 체제 가능성에 대해 "그 이상의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다 내려놓는 정도의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며 "현 상황에서는 대충 (대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이 8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04.08 leehs@newspim.com |
그는 "다만 이 과정에서 세력다툼을 하는 건 옳지 않다"며 "국정이 앞으로 제대로 갈 수 있도록 거대 여당으로서 깔끔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야 대선에서는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보선 패배의 원인으로 친문에 의지한 채 중도층을 끌어오지 못했다는 지적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책의 일관성을 가지지 못한 것과 부동산 투기 등 민심을 거스르는 문제가 터졌을 때 즉각적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이 더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비대위 구성은 반대한다"며 "비대위는 제대로 된 지도부 구성이 어려울 때 전환하는 것인데 현재는 지도부를 구성할 능력이나 여력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비대위가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어려울수록 원칙대로 가는 게 더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비대위로의 전환은 누군가 한 명이 뚝 떨어져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민주당의 의사소통 구조, 의사결정까지 바뀌는 것"이라며 "누군가를 외부에서 데려와야 하는데 그 사람이 잘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은 필요하다"며 "지도부의 총 사퇴는 가능성이 있는 얘기고 전당대회도 치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부가 총 사퇴를 하게 되면 지휘부가 공석이 되기 때문에 원내대표 선거를 먼저 치루고 새 원내지도부가 전당대회를 관리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라도에 지역구를 둔 한 초선 의원은 "비대위는 의원총회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 구성 문제보다는 패배의 원인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의 패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부동산 문제나 코로나 관련 문제로 민생이 어려운데 정부의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나 홍남기 기재부 부총리 등이 문제 해결에 고집을 피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대정당의 파워를 믿고 당·정·청 관계에서 당이 밀어붙여야 하는 건 더 강하게 밀어붙였어야 했는데 대통령에 대한 배려랍시고 그러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이 정부, 청와대와 함께 적절한 선에서 조화 이룬다고 생각했던 게 오히려 국민들의 마음을 못 건지는 결과로 초래했다"고 말했다.
한편 차기 민주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우원식 의원은 이날 오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민주당은 이미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 정당이라 꼭 비대위로 가야 될까 하는 생각도 있다"며 "어쨌든 오늘 의총을 통해서 충분히 논의한 뒤 결론을 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당내 의견을 수렴한 뒤 공식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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