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가구방문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가스 점검이나 수도 검침 등 가구 방문 노동자 절반은 고객으로부터 밤 늦게 괴롭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공개한 '2020 가구방문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796명 중 388명(48.8%)은 괴롭힘 목적의 밤 늦은 전화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376명(47.2%)은 고객으로부터 밤 늦은 업무 수행을 요구받았다. 142명(17.8%)은 육아와 가사 등 사적인 요구를 받았다.
방문 노동자 4명 중 1명(206명)은 고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5명 중 1명(176명)은 성희롱을 당했다. 56명(7%)은 무기로 위협을 받았으며, 성폭행을 당했다는 응답도 16명(2%)이었다.
방문 노동자는 가스 안전 점검, 상수도 계량기 검침, 요양보호, 방문 간호, 다문화 가족 방문교육 지도 등 다양한 업무에서 가구를 직접 방문해 일하는 이들이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0 가구방문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자료=국가인권위원회] 2021.04.08 ace@newspim.com |
방문 노동자 절반(45.9%)은 비정규직으로 일한다. 요양보호 비정규직 비율은 85.5%로 가장 높았다. 통신 설치 수리 비정규직 비율은 33.2%로 가장 낮았다.
정규직과 임금격차는 월 60만원이 넘는다. 비정규직 방문 노동자가 월 173만3000원 받을 때 정규직은 233만7000원 벌었다.
인권위는 "방문 노동자는 고객의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주로 혼자서 일해야 하는 노동 속성과 비정규직이라는 불안정한 고용 형태로 과도한 감정 노동과 폭언, 폭행, 성희롱 등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오는 9일 오후 인권교육센터에서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정책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참석 인원은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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