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시장 핵심 공략에 꿈틀대는 목동 재건축 바람
"차일피일 미뤘던 단지들 사업 타당성 검토"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최근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떨어진 목동신시가지 9단지와 11단지가 다음 달 1차 정밀안전진단 신청에 다시 나선다.
이들 단지 입주민들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자가 새로운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안전진단 신청을 다시하기로 결정한 것. 그동안 표류돼 왔던 강남과 목동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진척 속도도 한층 빨라 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목동 9단지와 11단지 입주민들은 5월에 신청할 1차 정밀안전진단을 위해 자금 마련에 나섰다. 최근 두 단지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수행한 2차 정밀안전진단 적정성 검토에서 C등급을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서울 시장 후보들이 저마다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이 발표된 직후 안전진단을 다시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9·11단지는 민간업체가 최근 실시한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는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을 받지만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추가로 거쳐야 하는데 이 문턱을 넘지 못했다. D등급(공공기관 검증 필요한 조건부 재건축) 또는 E등급(재건축 확정)을 받아야 한다.
목동 신시가지는 1980년 중후반 입주한 14개 단지, 약 2만6600가구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곳은 6단지 한 곳뿐이다. 6단지는 안전진단을 강화한 지난해 '6·17 대책' 발표 직전에 통과에 성공했다. 1·2·3·4·5·7·10·13·14단지 등 아홉 개 단지는 적정성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9단지 재개발위원회 관계자는 "오세훈 당선인이 아파트 정밀안전진단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내기 위해 1차 안전진단 신청을 위한 자금을 모으고 있다"라며 "빠르면 5월 중순쯤 양천구청에 1차 정밀안전진단 신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9·11단지에 이어 현재 적정성 검토를 기다리고 있는 1·2·3·4·5·7·10·13·14단지 등 아홉 개 단지 입주민들도 올해 재건축을 위한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에 양천구 아파트값이 24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2단지에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목동단지 내 한 추진위원장은 "9·11단지를 제외한 현재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받고 있는 주민 대부분 올해 재건축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오세훈 당선인이 재건축 완화를 내세운 만큼 차일피일 미뤘던 단지들도 사업 타당성 검토에 나섰다"고 말했다.
오세훈 당선인은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해 서울 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특히 취임 일주일 이내에 노원구 상계동과 양천구 목동 등 재건축 아파트 안전진단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선 이번 오세훈 서울 시장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재건축 사업의 최대 걸림돌인 용적률 규제부터 하나씩 폐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 시절, 층고제한과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각종 재건축 규제로 인해 사업을 사실상 포기했었다"라며 "이제 그동안 사업을 미뤘던 단지들이 사업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