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삼성전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코스피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 실적이야 이미 상당부분 알려진 터라 당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올 2분기 코스피는 서서히 고개를 들 것이란 데 방점이 찍히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잠정) 발표를 하루 앞둔 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6.25포인트(0.20%) 오른 3127.08로 장을 마쳤다. 지난 1일 이후 4거래일째 상승세다. 이날 외국인은 5722억 원어치 순매수했고, 기관은 5147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4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서며 총 1조8800억 원 가량 사들였다.
이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올 2분기 코스피가 1분기보다는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경기 회복세에 더해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코로나19 사태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는 전고점을 향해 조금 올라가는 쪽으로 생각한다"며 "2분기에서 3분기에 걸쳐 실적도 계속 괜찮게 나오는 부분이 기본에 깔려 있고, 무엇보다도 미국 중심으로 경기 관련 지표들에서 회복이 훨씬 본격화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관련해서도 2분기에서 3분기로 넘어갈 때쯤이면 미국의 접종률이 70%를 넘어갈 것 같다"면서 "그런 부분들이 시장 심리를 좀 자극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2월과 3월보단 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스피 추이 [자료=삼성증권] |
다만, 올라간다고 해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인플레이션 및 금리 인상 우려가 상존하고 있어서다.
한 자산운용사 팀장은 "조정까진 아니지만, 막혀 있다고 본다. 3200에서 3300 사이가 고점이 아닐까 싶다"며 "금리 우려가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여전히 버티고 있다"고 언급했다. 당장은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작용하겠지만, 이후엔 금리 우려 등으로 인해 코스피가 다시 주춤할 수 있다는 것.
정용택 본부장은 "(지수가) 작년처럼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재상승의 분위기를 충분히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경기 회복과 코로나 위험 부분들이 반영돼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금리는 지난 4분기, 특히 올 1분기 선반영되면서 급등했다"며 "이런 국면이 지나간 후에 추가적인 금리 반영이 있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시장이) 다시 주춤할 수 있다"고 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번 1분기 영업이익이 9조5000억 원을 기록,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의 실적은 오스틴 라인 정전 영향과 경쟁 업계 대비 다소 낮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률에 따라 부진하겠지만, IM 부문의 실적은 양호한 출하량과 언택트 환경에 따른 비용 절감에 따라 전분기 대비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실적도 매출 60조3000억 원, 영업이익 10조3000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을 전망"이라며 "본격적인 가격 반등 사이클에 진입한 D램과 낸드 부문의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에프앤가이드 통계로 잡힌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는 올 1분기 매출 61조485억 원과 영업이익 8조8734억 원, 2분기 매출 61조1897억 원과 영업이익 9조8947억 원이다.
앞서 언급한 운용사 팀장은 "다들 기대하는 바는 지금의 답답한 시장 상황을 삼성전자가 (실적이) 잘 나와줘서 분위기를 바꿔주는 것일텐데, 문제는 그렇게 기대하고 있으면 시장이 반응을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안 올랐지만 길게 봤을 때 삼성전자는 적게 오른 게 아니다. 이미 많이 올라 있는 주식"이라며 "중요한 건 메모리 업황인데 향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설왕설래가 많다. 다들 확신이 없다는 얘기다"라고 덧붙였다.
정용택 본부장은 "(삼성전자 실적이) 코스피에 특별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특별히 돌발적인 내용도 없을 것 같다"고 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