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8시간 이내 운영…11시간 연속 휴식 의무
시작 전 근로자 요청시 건강검진 받도록 해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오늘부터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최대 6개월로 늘어난다. 다만 1주 8시간 이내로 운영해야 하고, 근로일 종료 후 다음 근로일 개시 전까지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확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이날부터 시행된다.
◆ 탄력근로제 적용시 1주 최대 60시간 가능…근로자 건강권 강화
특별연장근로제 적용 시 주 최대 근로 가능시간은 60시간으로 늘어난다. 특별연장근로는 재해·재난 등이 발생할 시 근로자 동의와 정부 허가를 받아 주 52시간을 넘겨 일할 수 있는 제도다.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경 2020.07.07 jsh@newspim.com |
고용부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하면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취해야 할 건강보호조치 내용도 고시로 제정했다. 근로자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4주 이상의 특별연장근로나 업무량 급증, 연구개발 사유 등 일부에만 건강보호조치를 취하도록 했었다.
우선 사용자는 특별연장근로 시간을 1주 8시간 이내로 운영해야 한다. 또 근로일 종료 후 다음근로일 개시 전까지 연속 11시간 이상의 휴식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특별연장근로 도중 또는 종료 후에는 특별연장근로 시간에 상당하는 연속한 휴식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사용자는 이 중 하나 이상의 조치를 반드시 취해야 한다.
이 외에도 사용자는 특별연장근로 시작 전에 근로자에게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서면으로 통보해야 한다. 근로자 요청이 있는 경우 근로자가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강검진에 따른 담당 의사 소견이 있으면 휴가 부여, 근로시간 단축, 야간근로 제한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기존 지침에는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아도 됐었다.
또한 사용자가 탄력근로제를 도입할 경우 근로자의 임금보전 방안을 마련해 고용부에 신고하도록 했다. 주당 법정 근로시간 한도가 늘면서 연장근로로 인정되는 시간이 줄고 이에 따라 근로자 가산수당이 감소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1주 40시간을 넘겨 연장근로를 시킬 경우 사업주는 근로자에게 기존 임금의 50% 이상을 더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3개월 이상 탄력근로제 도입 시 사용자는 근로자 대표와 단위 기간 외 서면 합의를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기존에는 취업규칙을 통해 변경할 수 있었다.
◆ 노동계 "근로자대표 선출 절차·권한 등 언급 없어" 반발
탄력근로제 확대 시행을 놓고 노동계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현행법상 근로자 대표의 지위 등에 관한 규정이 미비해 근로자를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근로자대표 선출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이 없으면 사용자가 임의로 지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는 근로자 대표의 선출 절차, 지위 등에 대해 노사정 합의를 이뤘다. 경사노위가 지난 2월 23일 발표한 '근로자대표제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문'에는 근로자대표의 임기를 3년으로 명시하고 선출 절차 및 방법을 정했다. 근로자대표는 투표로 직접 선출하되, 비밀·무기명 원칙을 지켜야 한다. 사용자 측은 근로자 대표 선출에 개입이나 방해를 할 수 없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0.12.09 leehs@newspim.com |
이들 내용을 담은 입법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입법 주체가 정부 아니면 국회가 될지 여부도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계 내부에서는 입법 자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노총은 "현행법은 누가 근로자대표가 되는가에 대해서만 명시했을 뿐 민주적 선출 절차나 권한 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관련 입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그사이 탄력근로제가 시행에 들어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서 유연근무제의 무분별한 오·남용사례를 억제하기 위해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노사정 합의 정신을 존중해 관련 법률안을 처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지난 2월 합의문 발표 후 한달여 밖에 지나지 않아 국회를 압박할 타이밍은 아닌 것 같다"면서 "상반기까지는 계도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만약 이후에도 입법논의가 진행되지 않으면 국회에 이행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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