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임기 7일 임기 종료 앞두고 연임설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다음달 7일이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올 초 급부상했던 윤 원장 연임설은 크게 힘을 잃은 모습이다. 그의 임기가 한 달여 남은 지금 금융권에서 차기 금감원장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것을 보면 말이다. 지난 2월 정기인사에서 채용비리 연루자의 승진으로 촉발된 노사 갈등이 그의 발목을 단단히 잡은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은 채용비리 사태 이후 진급 제한, 임금 삭감 이중고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채용비리 연루자의 승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금감원 직원들만 쓸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에 '부끄럽다' '얼굴을 들 수 없다' 불만과 한탄이 수북했을 정도다.
이에 금감원 노조는 성명, 기자회견 등을 통해 투쟁에 나섰다. 처음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윤 원장에 대한 특별감찰까지 요구했다. 취임 초 그를 두팔 벌려 환영했던 노조가 3년 만에 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수위가 셌던지라 이를 지켜보던 금융권은 적잖이 놀랐다. 그만큼 윤 원장에 대한 금감원 직원들의 실망이 컸다는 방증이다. 윤 원장이 노조위원장과 만나고 부원장들은 호소문을 올리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소득은 없었다. 되레 노조가 연임 포기 선언 및 인사 취소, 퇴임을 요구하고 형사고발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반발만 커졌다.
그렇게 약 2개월이 흘렀다. 강경 모드는 한풀 수그러들었지만 금감원 노사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윤 원장의 남은 임기 한 달 동안 노사갈등이 봉합될 지는 미지수다. 사안을 적극 해결하려는 의지보다 시간을 흘러보내는 분위기가 보여서다. 부원장들이 호소문을 통해 건넨 "금감원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건설적인 장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던 약속은 아직 이렇다한 움직임이 없다고 한다. 윤 원장도 "인사 문제에 답변할 자격이 없다"는 입장만 밝혔을 뿐, 지난달 노조위원장과의 면담 이후 갈등을 풀려는 시도를 더 이상 하진 않았다고 한다. 이대로라면 서로 윤 원장과 직원들은 서로 얼굴을 붉힌 채 작별할 가능성이 크다.
윤 원장을 제외하고 역대 금감원장 12명 중 임기 3년을 채운 이는 고작 2명 뿐이다. 그만큼 금감원장 자리는 자의든, 타의든 임기를 채우기 힘든 자리로 평가돼왔던 게 사실이다. 윤 원장도 임기 중 파고가 있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환조사, 금융위원회 및 금융지주와의 갈등 등으로 이따금 교체설이 돌았다. 하지만 그는 그때마다 거뜬히 파고를 넘겼고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이제 그는 3년 임기의 매듭을 앞두고 있다. 일을 시작한 이에게 많은 이들이 당부하는 말 중 하나가 유종의 미다. 그 만큼 아름다운 마무리가 중요하나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윤 원장은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다. 윤 원장의 3년 수고가 노사갈등으로 뒤덮히기엔 안타깝다. 3년 동거동락한 직원들과 등을 돌리고 헤어지는 것도 서글픈 일이다. 노사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갈등을 털어낼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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