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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0.0001초 다투는 초단타거래 위한 위성 시장 열리나

기사입력 : 2021년04월05일 07:09

최종수정 : 2021년04월05일 07:09

[편집자] 이 기사는 4월 2일 오후 8시08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주식 초단타거래(HFT) 업체들의 속도 경쟁 속에서 우주가 마지막 경계를 허물어줄 수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오늘날 0.0001초 다투는 HFT 트레이더들은 거래 실행에 걸리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초단파, 레이저, 광섬유 케이블 등 온갖 수단을 경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HFT는 금융 센터들 간 데이터 전송을 얼마나 빨리 보내느냐가 수익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시간 싸움에 이기지 못하면 더욱 빠른 경쟁 업체에 수익을 빼앗기게 된다.

스페이스X의 팰컨9 [사진= 로이터 뉴스핌]

현재 트레이더들이 주로 사용하는 대서양 및 태평양을 가르는 광섬유 케이블은 데이터 전송에 빛의 속도의 약 3분의 2가 소요된다. 전파나 위성을 사용할 때보다 훨씬 느린 것이다.

케이블 대체 수단으로 단파 라디오를 이용하는 트레이더도 있다. 단파 라디오는 광섬유보다 훨씬 빠르지만 자주 끊기는 단점이 있고 데이터를 단파로 코드화하는 작업으로 몇 밀리초(1000분의 1초)가 지연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구 표면 위 수백 마일을 도는 저(低)지구 궤도 위성이 HFT의 기술적 도약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테슬라(NASDAQ: TSLA)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위성 프로젝트 '스타링크'(Starlink)를 통해 이미 1000개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렸다. 아마존(NASDAQ: AMZN)과 원웹글로벌(OneWeb Global), 텔레샛 캐나다(Telesat Canada)도 향후 수년 내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 영국 우주 기업은 HFT에 특화된 위성 네트워크를 계획 중이다.

구세대 통신 위성과 달리 지구에 훨씬 가까운 위치에서 공전하는 저지구 궤도 위성 군단은 크기도 훨씬 작고 비용도 적게 든다. 이 때문에 수백 혹은 수천개의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져 지구 어디에 있건 최소 한 개의 위성이 내가 있는 곳 근처를 돌게 된다.

이러한 위성의 도움을 받으면 미국 시카고의 트레이더가 미국 선물 가격을 머리 위 위성으로 쏘아올려 몇 개의 위성 체인에게 릴레이시킨 후 런던에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우주 기반 커넥션은 기존 지구 상 네트워크보다 속도가 훨씬 빨라, 북미와 유럽, 아시아 간 HFT 데이터 이동 방식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다.

현재 주요 저지구궤도 위성 프로젝트는 머스크의 스타링크와 아마존의 프로젝트로, 둘 다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HFT 업체들을 위한 서비스는 알려진 바 없다.

반면 이보다 규모가 적은 위성 업체들은 오히려 HFT를 잠재적 시장으로 보고 있다. 텔레샛 캐나다와 레오샛 엔터프라이스( LeoSat Enterprise)는 2016년에 고객사로 글로벌 트레이딩 업체를 유치했다고 밝혔으나, 투자자들의 펀딩 중단으로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런던 소재 스타트업 아주어리스 스페이스 미션 스튜디오스(Azuries Space Mission Studios)는 해저 광섬유 케이블보다 약 20% 빠른 위성 군단을 설계하고 있다. 수만개의 위성으로 이뤄진 스타링크와 달리 아주어리스의 위성 군단인 '앤젤'(Angle)은 111개만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J 쿡 아주어리스 창립자는 자사 위성 군단은 뉴욕에서 런던으로, 시카고에서 도쿄로 데이터를 전송하기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아주어리스 위성 프로젝트에는 1억5500만달러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아주어리스는 아직 자금 조달 단계로 아직 한 개의 위성도 쏘아올리지 못했다. 쿡 창립자는 3년 내 위성 시스템 운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쿡 창립자는 "스타링크와 앤젤은 테슬라와 포뮬러 원 참가 자동차와도 같다"며 "테슬라는 소비 시장을 겨냥한 반면 포뮬러 원 차량은 매우 특별한 구간을 도는 소수의 경쟁자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기반 점프 트레이딩(Jump Trading) 등 HFT 업체들이 직접 위성 사용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HFT 트레이더 글로벌 네트워크 운영 업체인 BSO 네트워크 솔루션스(BSO Network Solutions)의 마이클 오우라바 CEO는 "장기적으로 볼 때 HFT를 위한 위성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SO도 몇 년 동안 위성 기반 데이터 전송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며, "10억달러가 있었다면 이미 위성 하나를 쏘아 올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넷 사용자를 위해 만들어진 위성 네트워크는 HFT에 적합하지 않다. 인터넷 트레픽을 우회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전송에 몇 밀리초가 더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HFT에서는 바로 이 몇 밀리초 때문에 거래가 실패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를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보내는 데 소요되는 레이턴시(latency)를 가능한 한 제로로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텔레샛의 어윈 허드슨 부사장은 "HFT 트레이더들은 우리의 위성 프로젝트가 어떻게 작용하고 레이턴시를 어떻게 개선할 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해저 광섬유 케이블을 사용하면 미국 동부에서 대서양을 건너는 가장 빠른 루트를 통하더라도 시카고에서 런던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약 33.5밀리초가 소요된다. 단파 라디오를 사용하면 29.6밀리초로 줄어든다.

위성을 사용할 때 레이턴시는 아직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네트워크에 포함된 위성들은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두 지점 간 가장 짧은 경로가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다. 다만 레오샛은 잠재 고객들에게 시카고에서 런던까지 29밀리초 이하가 걸린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재로서는 HFT 특화 위성 프로젝트는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 초기 투자와 관리에 수십억달러가 드는데 이러한 투자금을 회수할 만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베테랑 HFT 트레이더들은 과거 일부 위성 스타트업들이 HFT 업체들과의 계약을 타진하다가 무산되기가 일쑤였으며, 대형 위성 기업들은 더욱 거대한 인터넷 시장에 주력하느라 틈새시장으로 볼 수 있는 HFT에는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틈새시장이니만큼 중소 업체들이 시장을 점유할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HFT 시장이 위성 프로젝트의 막대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만큼 큰 시장으로 성장할 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하나의 HFT 업체가 위성 기술을 도입한다면 나머지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대세를 따르지 않으면 밀리초를 다투는 거래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점프 트레이딩에서 테크놀로지스트로 일했던 숀 머스키는 "한 HFT 업체가 위성을 활용해 큰 이익을 냈다면 다른 플레이어들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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