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주, 지주사주 주가 할인 많이 돼
주식수익률이 채권수익률 보다 여전히 높아
비트코인 내재가치 없어...정치테마주 신중해야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이채원 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우량 고배당주(株)와 지주사주(株)가 최근 디스카운트(주가 할인)가 많이 돼 투자 기회이자 적기"라며 "좋고 저렴한 중소형 지주사주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1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하고 있는 주식은 지주사주와 배당주로, 우량 배당주의 배당수익이 5~6% 가까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가치투자 1세대로 불리는 이 전 대표는 지난해 말 14년간 몸담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같은 회사 고문을 맡고 있다.
이 전 대표는 향후 증시에 대해 "누구도 주가를 예측할 수 없지만 아직 유동성 장세의 끝은 아니다"며 "지난해 개인 투자자의 약 66조원 순매수에 이어 올해 개인매수가 100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채권금리가 1~2%, 주식 수익률은 6~7%로 주식투자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이채원 전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 |
이 전 대표는 또 "저평가 돼 있는 주식은 매수하고 고평가 돼 있는 주식은 매도하는게 가치투자인데 올 들어 가치주들이 바닥에서 20~30% 올랐다"며 "과거 많이 올랐던 성장주들은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고 진단했다. 이어 "오랜기간 소외됐던 가치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갭)도 많이 벌어진 상태"라고 덧붙였다.
결국 모멘텀 투자(기관, 외국인의 시장분위기 따라 매수, 매도하는 투자방식)가 한계에 다다르면 기업들의 실적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관점에서 올해 상장기업들의 이익성장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기업의 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보다 잘 나오면 주가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미국의 리먼사태 이후 12년간 성장주와 가치주의 갭이 많이 벌어진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성장주들이 더 주목받게 됐다"며 "현재 성장주는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은 상태로 금리가 상승하면 매력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연기금의 국내 투자 축소 방침에 대해선 연기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연기금은 중장기 플랜을 두고 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며 "기관의 중장기 규정에 대해선 조금 점검할 필요는 있지만, 연기금이 국내 주식을 안팔고 버티다 코스피 4000에 가서 파는게 과연 유리한지도 봐야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연기금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정도로 조금씩 주식을 파는 것은 좋은 현상으로 시장은 손 바뀜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당분간 넘쳐나는 유동성 자금이 증시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 대표는 "은행이자가 1%대이고, 부동산 임대률은 3~4%대, 주식 수익률은 6~7%대로 결국은 수익률 높은 분야로 자금이 흘러가지 않겠냐"고 말했다.
금리상승에 따른 증시하락 우려에 대해선 "금리가 3%선을 넘지 않는 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1~2%가 되면 경기가 선순환 되면서 소비활성화도 진행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 여파에 따른 펀드 소외현상에 대해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펀드 가입절차의 간소화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은행에서 펀드가입하려면 최소 1시간 이상이 걸린다"며 "휴대폰을 통한 펀드가입도 절차가 복잡해 하루 빨리 간소화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또 "펀드시장을 활성화시켜야 주가급락에도 증시가 휘청거리지 않는다"며 "장기펀드에 대해선 다양한 세제혜택도 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최근 주식투자에 '올인'하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투자자가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기업에 투자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본인이 종사하고 있거나 잘 알고 있는 산업이나 기업에 투자해야 주가 상승 또는 하락에 불안해 하지 않는다"며 "기업에 대한 믿음에 있다면 절대 매수, 매도를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과 선거철 정치테마주 투자에 대해선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내재가치, 밸류에이션 가치가 안나온다"며 "가치를 측정하기 어려운만큼 비트코인에 대해 공부하고 이해도가 쌓인 사람들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치테마주에 대해선 "특정 후보자와의 연계성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연관성이라면 오히려 향후 역차별 받을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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