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온라인 수업·캠퍼스 이용 제한
10여년째 대학 등록금 동결, 정부 직·간접 지원 필요성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캠퍼스의 낭만이 사라졌다. 학교 앞 24시간 카페에서 하던 밤샘 공부도, 5월 학교 축제도 이제는 '족보'처럼 구전될 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캠퍼스의 낭만은 물론, 학생들의 수업권도 제한했다. 코로나19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학생들의 불만은 커졌다. 강의 도중 영상이 끊기거나 양방향 수업 대신 자료로 대신하는 등 낮아진 수업의 질이 문제가 됐다.
김경민 사회문화부 기자 |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불만족은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현재의 등록금은 온라인 수업이 아닌 오프라인 수업을 기준으로 책정돼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지난 2월 전국 4104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1.3%가 '올해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일부 대학은 지난해 등록금에 대해서 일부 반환했으나 그나마도 10% 내외에 불과한 몇 만원 수준에 그쳤다. 당연히 학생들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생활비 등 지출은 그대로인데다 아르바이트 자리는 준 탓이다.
근본적인 원인은 수백만원에 달하는 값비싼 대학 등록금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만약에 등록금이 100만원이라도 더 쌌더라면, 매일 밤 갚아야 할 대출금과 쪼들리는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고 대학생답게 학업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대학도 나름 사정이 있다. 대다수 대학은 10여년째 등록금 동결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서버 확충, 방역 등 추가 지출이 생긴데다 외국인 유학생 감소로 수입은 줄어 적절한 재정 운용마저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학생들의 요구대로 대학 적립금을 사용하기도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지난해 사립학교법이 개정되면서 재난으로 인해 학생을 지원할 필요가 있는 경우엔 용도 전환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연구기금 등 미래 교육을 대비하기 위해 모아둔 터라 각종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는 학교 또한 코로나19 재난의 피해를 입었는데 국가적 위기를 학교 탓으로 몰고 있다는 서운한 감정도 드러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등록금 반환 이슈를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돌파하기엔 역부족이 됐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할 때다. 대학과 학생이 더 이상의 대립을 멈추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직접적인 예산 투입은 물론, 규제 완화 등 간접적인 지원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