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ITC 판결·LG 요구 합의금 미국 사업 지속할 의미 없게 해"
LG엔솔 "유야무야 넘길 수 없어..피해 규모 합당한 배상 받겠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또 다시 미국 판단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명운이 갈릴 예정이다.
주말인 4월2일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예비판결이 예정돼 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ITC의 결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시한은 오는 11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이번주와 다음주 미국 행정부와 정치권 설득하고 국내외 여론전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양사 간 '합의는 물건너 갔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을 이끌어 내기 위해 막판까지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ITC가 10년 간 미국내 배터리 제품 수입금지 이행과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요구하는 합의금이 미국 내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점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김준 총괄사장과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인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도 미국을 방문해 주요 인사들을 만나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ITC의 구제명령(remedial orders)을 유예해달라고 ITC에 청원을 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위원회의 이번 명령은 결국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포기(abandonment)로 이끌 것이고 이 프로젝트가 창출할 수천 개의 일자리와 환경적 가치가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될 배터리는 폭스바겐 전기차 플랫폼(MEB)과 포드 전기트럭 F-150에 공급될 예정이다. ITC가 2년, 4년의 유예기간을 줬지만 장기적인 공급중단으로 설비투자비를 건질 수 없기 때문에 조지아주 공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불발될 경우 연방순회항소법원에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건설 중인 전기차배터리 공장. [제공=SK이노베이션] 2020.01.16 yunyun@newspim.com |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피해 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소송이 단순히 양사간의 문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인 배터리 산업에서 지식재산권이 얼마나 중요한 국제 경쟁력으로 작용하는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도 지난 25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피해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면서 "공정한 경쟁을 믿고 기술개발에 매진 중인 전세계 기업들과 제품이 합법적으로 만들어졌을 거라 믿고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이번 사안을 유야무야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최근 움직임, 발언을 살펴보면 합의는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델라웨어에서 끝장 판결을 보겠다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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