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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가덕도 신공항? 뭣이 중헌데"…與 '구애'에도 싸늘한 부산 민심

기사입력 : 2021년03월29일 18:22

최종수정 : 2021년03월29일 18:29

"잘해보겠다고 해서 민주당 뽑아줬는데…"
"與 내로남불에 신물…차악 택하겠다"

[부산=뉴스핌] 조재완 기자 = "가덕도 신공항? 얄구진('이상한' 방언) 공항 지어서 뭐한답니까. 공항 부지 인근에 땅 산 사람들이나 좋아하지, 저 같은 사람들은 관심도 없어요." (부산 진구·64세 김씨)

"왜 새 공항 짓겠다고 혈세 들이붓는지 모르겠어요. 멀쩡한 대학 나와서 취직 못한 '애물단지'들이 집집마다 넘쳐나요. 그 돈으로 젊은 사람들 일자리 문제나 해결해주면 될텐데요." (부산 중구·73세 이씨)

"신공항 지을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 재난지원금이나 더 보태주면 좋겠어요. (부산 남구·24세 김씨)

부산에 다시 보수의 바람이 분다. 4·7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야심차게 꺼내 든 '가덕 신공항 카드'도 도통 먹히지 않는 분위기다. 코로나 19에 따른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성난 민심은 정부여당으로 향했다.

[부산=뉴스핌] 조재완 기자 = 부산 국제시장. 2021.03.29 chojw@newspim.com

◆ "잘해보겠다고 해서 민주당 뽑아줬는데…"

재보선을 일주일 남짓 남겨둔 29일 부산 진구에서 기물상사를 운영하는 김씨(64세)는 가덕 신공항 사업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얄구진 공항', '가진 사람들만 좋아하는 공항'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신공항에 왜 그렇게 공 들이는지 모르겠다. 주변 사람들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신공항에 관심있다는 사람을 못 봤다. 이번 선거와 '1도(조금도)' 상관없다"며 "문제는 정치다. 정치를 잘 못 하니까 이번엔 (여당을) 안 뽑겠다는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김씨는 "업력 40년 동안 이렇게 어려운 적은 처음이다.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게 맞는데 10년, 20년 오래 일한 직원들을 봐서 버티고 있다"며 "이 작은 가게 월세가 500만원이다. 인건비를 포함하면 3000만원이 꼬박꼬박 나간다. 정부가 지원한 재난지원금으론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2017년 대선·2018년 지방선거 모두 더불어민주당을 찍었지만, 이번엔 달리 찍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잘해보겠다고 해서 찍어줬는데, 조국 사태 지켜본 뒤 (국민의힘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했다. 믿은 만큼 실망감도 컸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짙은 곳이지만 민주당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보수심판론이 거세게 불었다. 부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새 정치에 대한 갈망이 일었다. '철옹성' 벽에도 균열이 갔다.

갈 곳 잃은 민심은 민주당으로 흘러내렸다. 시민들은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2018년 오거돈 전 시장이 '4수' 끝에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민주당 계열 시장이 선출된 것은 1995년 이후 23년 만이었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은 임기도 다 채우지 못한 채 불명예 사퇴했다. 2020년 4월 '미투(Me too)' 폭로를 당하면서다. 당선 2년 만에 오 전 시장은 성폭력 혐의로 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재보선까지 1년간 시정 공백이 이어졌다. 이번 선거로 시장을 다시 선출해도 임기는 고작 1년. 내년엔 시장을 다시 뽑아야 한다. 비난의 화살은 또 여당을 향했다.

중구에서 만난 이씨(73세)는 "현직 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사퇴하는 게 말이 되는 일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2년 전 선거에서 오 전 시장을 뽑았다. 잘 하겠다고 해서 뽑아줬는데, 저렇게 망치고 나가버리니 어떻게 또 (민주당을) 뽑아줄 수 있겠냐"며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을 또 뽑아주긴 싫다"고 했다.

가덕 신공항 사업도 마음에 들지 않긴 매한가지였다. 그는 "김해공항 군사시설을 들어내면 해결될 일인데 왜 굳이 새 공항을 짓겠다고 혈세를 들이붓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멀쩡한 바다를 매립하는 데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냐"며 "멀쩡한 대학 나와서 취직 못한 애물단지들이 집집마다 넘쳐난다. 그 돈으로 젊은 사람들 일자리 문제나 해결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씨 장남은 서울 유명 대학을 졸업한 뒤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다. 차녀는 지난해 대학원을 졸업한 뒤 구직 중이다. 그는 "자식들을 보면 속이 터진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부산 중구 한 사거리에 걸린 여야 시장후보들의 현수막. 2021.03.29 chojw@newspim.com

◆ "與 내로남불에 신물…차악 택하겠다"

부산 중구에서 만난 박씨(33세)는 "차악을 택하겠다"고 했다.

박씨는 2년 전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였다. 그는 "201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했을 만큼 애정이 각별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창업을 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고 했다. 바리스타 경력 11년 차인 박씨는 최근 국제시장 한복판에 2평 남짓한 카페를 열었다. 실력엔 자신 있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불경기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그는 "자영업자 재난지원금을 몇 차례 받긴 했지만 피부에 와닿는 지원은 아니었다"며 "장사를 시작하고 난 뒤 온 관심이 경제로 쏠렸다. 정치이념이나 성향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아졌다"고 했다.

'조국 사태',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사태' 등을 지켜보며 돌아온 것은 배신감이었다. 공정한 사회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말하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란 과연 무엇인지 혼란스러웠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어려워졌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박씨가 차기 시장후보에 바라는 점은 딱 한 가지다. 그는 "누가 시장이 되든 시민들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아도 된다"며 "스스로 떳떳한 사람이면 된다"고 했다.

[부산=뉴스핌] 조재완 기자 = 부산 국제시장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 씨(33세)가 커피를 내리고 있다. 2021.03.29 chojw@newspim.com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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