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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해방] ③노동착취에 성적학대까지…"시설 나오니 살아있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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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시설에서 자물쇠 만들며 노동력 착취 당해
탈시설 이후 새로운 미래 꿈꾸는 김진석씨
시설 내 학대 여전...시설 종사자 가해 비율 20% 넘어

[편집자] 장애인 시설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깨끗한 시설에 친절한 사회복지사나 의사들이 사랑으로 장애인을 돌보는 드라마의 한 장면을 연상할 수도 있겠네요. 이런 이미지가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정작 장애인들은 이런 시설을 하루 빨리 빠져나와야 하는 '감옥'이라고 부릅니다. 시설 내에서의 통제된 집단생활은 자유를 박탈한다는 것이지요. 뉴스핌은 '탈(脫)시설'에 성공한 장애인들을 만나 그들이 왜 시설을 감옥으로 여기는지, 시설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탈시설이 왜 필요한지 등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2살 때부터 척수장애를 앓았던 김진석(55) 씨는 20살이던 1986년 장애인 거주시설에 들어갔다. 자신을 버거워하기 시작한 가족들을 생각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정한 것이었다. 김씨는 "부모님은 시설에 안 보내려고 했는데, 내가 말을 안 듣고 고집을 많이 부렸다"며 웃었다.

하지만 제 발로 시설에 들어간 김씨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노동 착취였다. 김씨는 보호작업장에서 하루 8시간 동안 먼지를 마시며 자물쇠를 가공했다. 작업량이 많아지면 일하는 시간은 10시간을 훌쩍 넘겼다.

자물쇠를 팔아 얻은 수익금 대다수는 시설로 들어갔다. 김씨가 손에 쥐는 돈은 거의 없었다. 그는 "10년 동안 일하니까 월급을 10만원 올려주더라"고 기억했다.

20년 가까이 사실상 시설로부터 노동력을 착취당했던 김씨는 우연히 시설을 방문한 서울시 복지재단의 채용 설명회를 듣게 됐다. 시설에서 나와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이었다.

김씨는 시설 입소 약 30년 만인 2015년 3월 2일 시설에서 나와 독립했다. 일본 식민통치에 항거해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에 알린 삼일절 바로 다음날이었다.

◆ 30년만 탈시설…"수능도 보고 결혼도 하고 싶어"

시설에서 나온 김씨가 가장 먼저 한 것은 검정고시였다. 그간 공부에 대한 열망은 있었지만 시설의 상황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김씨는 "공부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고, 시설은 일할 수 있는 상황만 만들어 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가짜정당 탈시설장애인당에서 '탈시설이 백신이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홍보 활동을 하고 있는 김진석 씨. 2021.03.26 hakjun@newspim.com

최근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씨의 새로운 목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다. 그는 어떤 대학에 가고 싶냐는 질문에 수줍은 듯 "연세대"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집단동료상담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을 이수하고 '장애인 동료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동료상담사란 장애인 상담사가 동료 장애인을 도와주는 것으로 자립 생활을 위해 필요한 물리적·정서적 지원을 하는 직업이다.

최근에는 4·7 보궐선거 전 해산하는 가짜 정당 '탈시설장애인당'에서 가짜 서울시장 후보로 활동하며 탈시설 권리 정책 강화를 위한 홍보에 힘쓰고 있다.

그밖에 서울시에서 추진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권리증진 공공일자리'를 통해 여러 활동을 하면서도 지난해 동료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만난 여자친구와는 결혼이라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김씨는 "시설에서 나와 힘든 부분도 있지만 내가 정말 살아있다는 걸 느껴서 좋다"고 말했다. 아직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에 대해서는 "자립을 원하면 얼마든지 (관련 기관을) 추천하고 도와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을 향해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도 누구든지 원하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 자립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시설..."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학대 많을 것"

26일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2017년부터 3년 동안 만 19세 이상 장애인들의 학대 피해 판결문 1210건을 분석한 결과 성적학대가 457건으로 가장 많았다.

김씨와 같은 경제적 착취는 120건으로 2위를 차지했고, 여러 학대 유형이 중복해 발생한 '중복학대'는 112건으로 뒤를 이었다. 신체적 학대는 81건으로 집계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연대 등 '생활편의시설 장애인 접근 및 이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장애인등편의법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1.11 yooksa@newspim.com

문제는 학대 가해자에서 사회복지사 및 시설 직원들이 차지하고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장애인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전체 학대 행위자 중 시설 종사자는 205명으로 전체 23.1%를 차지했다. 2019년은 198명으로 21%였다.

특히 탈시설 활동가들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시설 내 학대가 실제 통계보다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 시설이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학대가 벌어져도 장애인들이 이를 외부에 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활동가는 "시설이 경치 좋고,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지역사회와 분리되고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를 말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고 했다.

이어 "다수 장애인들을 소수의 직원들이 관리하다 보니 그 속에서 통제라는 명목 아래 폭력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무보수로 허드렛일을 시키는 등 노동착취가 있거나 구타·폭력사건도 꾸준히 있어왔다"고 강조했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계자는 "장애인 거주시설 종사자에 의한 지속적인 학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장애인 학대 신고 의무가 있는 사회복지사와 관련 종사자에 의해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사회복지사의 학대를 시설 차원에서 묵인하고 은폐하고 있다"며 "단순히 소수 자격 미달자에 의한 범행이 아니라 사회복지사에게 부과되는 업무 과중, 복지 시설의 위탁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폐쇄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문제"라고 평가했다.

 

hak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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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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