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 의존했던 송·변전설비 소재 개발로 기업 쾌재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전량 수입으로 국내 기업에 부담이 컸던 송·변전설비 핵심 소재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전력기기업체인 비츠로이엠과 함께 72.5kV급 초고압 진공 차단기(VCB, Vacuum Circuit Breaker) 중에서 핵심부품인 진공 인터럽터(VI, Vacuum Interrupter)의 전기접점 소재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차단기는 평상시 열을 잘 전달해 전력을 원활하게 공급하지만, 과부하 및 단락(전선이 서로 붙는 현상) 사고 시에 전류를 신속히 차단(절연)해 아크(Arc, 불꽃)를 소멸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72.5kV급 이상 초고압 차단기에서는 아크 소멸을 위해 육불화황(SF6)을 매질(전달 매개체)로 사용했다.
육불화황의 절연 성능은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지구온난화 지수가 이산화탄소 대비 2만3900배나 높다. 이렇다 보니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진공 차단기가 활용됐다. 비츠로이엠은 진공 차단기 설계기술은 확보했으나 여전히 핵심 부품인접점 소재를 전량 수입하고 있어 비용 부담이 컸다.
생기원은 해외 선진제품이 Cu(구리)와 Cr(크롬)을 배합한 Cu-Cr(크롬동)을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Cu-Cr를 기지금속으로한 신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1년여간의 연구 끝에 Mo(몰리브덴)을 추가한 최적의 합금비율을 찾아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신소재를 적용한 진공 인터럽터의 진공도, 저항, 절연성능 등을 포함한 공인기관의 성능 평가도 완료됐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기존 외국 제품보다 앞선 성능으로 접점을 대체할 수 있어 해외로 역수출할 수 있는 길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박경태 생기원 수석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초정밀 기술이지만 생기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5년 이상 걸리는 연구를 1년여 만에 마칠 수 있었다"며 "소재 국산화로 기업이 더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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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전력기기업체인 비츠로이엠이 함께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진공 인터럽터(VI, Vacuum Interrupter)의 전기접점 소재. [자료=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2021.03.24 biggerthanseoul@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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