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국회 환노위 고용노동법안 소위 개최
디폴트옵션 포함된 관련법 개정안 심사
은행·보험업계 "예금도 디폴트옵션에 포함돼야"
금융투자업계 "일본 디폴트옵션 예금 편입 효과 미미"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금융투자업계가 정치권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을 놓고 실적배당상품만 적용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은행과 보험업계가 디폴트옵션에 원리금 보장형인 예적금과 이율확정형보험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는 23일 오후 디폴트옵션 도입의 법적 근거를 담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기간 적립금에 대한 운용지시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사전에 가입자가 동의한 대로 사업자가 대신 운용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디폴트옵션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으로 나뉜다. DB형은 가입자가 회사에 퇴직금 운용을 맡기고 기존 퇴직금처럼 평균 임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형태다. 은행과 보험업계가 주로 취급한다. 반면 DC형은 가입자가 직접 퇴직금을 운용하면서 그 수익에 따라 연금 수령액이 달라진다.
[서울=뉴스핌] 표=금융투자협회 |
디폴트옵션은 가입자를 투자로 끌어낼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이미 영국, 미국, 호주를 비롯해 일본도 최근에 시행했다. 연금 선진국들은 디폴트 옵션을 통해 연평균 7% 정도의 수익률을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DC퇴직연금 적립금이 57조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그중 80%가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4대 주요 연금(국민연금, 사학연금 등)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은 2.81%로 가장 낮다. 물가상승률과 퇴직연금제도의 유지수수료를 고려할때 사실상 0%대에 가까운 수익률이다. 금융투자업계가 디폴트옵션 도입을 바라는 이유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디폴트옵션 도입 이유는 리스크를 지고 수익율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과 호주의 사례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DC형 가입자가 디폴트옵션을 선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우 디폴트옵션에 예금을 포함시켜 결국 디폴트옵션이 DB형으로 전락해버려 우리도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 지난 2018년 디폴트옵션을 도입했으나, 퇴직연금의 과도한 예금 편입으로 인한 수익률 저하 지속 등 디폴트옵션 예금 편입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은행과 보험업계에서 주장하는 디폴트옵션에 원리금보장형 상품(예금)을 포함하는 것은 불필요한 추가사항이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선 연금에 원리금 손실이 우려된다고들 하지만 손실위험을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가입자는 디폴트옵션 선택 없이 기존 방식대로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며 "원금손실 가능성 있는 상품에 대한 투자는 안된다는 우려는 퇴직연금의 투자 상품은 일시적 평가손실이 아닌 장기운용되는 것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