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 17일 기자회견서 2차 가해 호소
양 최고위원 "진심으로 사과…저 역시 책임 피하지 않을 것"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 호소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2차 가해에 대한 당 차원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저 역시도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께서 오늘 공개 석상에 나섰다. '저의 회복을 위해 용서하고 싶다' '지금까지 행해졌던 모든 일에 대해 사과하라'는 말씀을 정말 무겁게 들었다"며 "고통이 시작된 그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어떤 고통과 절망의 사간을 보내셨을지 감히 상상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지난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3.12 kilroy023@newspim.com |
양 의원은 "사건 초기 '피해 호소인'이라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에 동의했다. 저의 잘못이다. 한 정치인이기 전에 한 여성으로서 피해자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다"면서 "저의 작은 사과가 피해자께서 안고 계실 절망 중 먼지 하나 만큼의 무게라도 덜어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께 죄송하고 저 스스로에게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일하는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뜨리고 권력형 성폭력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를 시작한 저를 되돌아보게 됐다"며 "게다가 바로 잡아야 할 잘못에 함께 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재차 사과했다.
양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우리 민주당의 잘못으로 생긴 선거다. 책임도, 해결도 우리의 의무"라며 "피해자에 이뤄지고 있는 2차 가해 역시 우리 당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최고위원으로서 2차 가해에 대한 당 차원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다"며 "우리 당 선출직 공직자부터 2차 가해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피해자께서 겪은 피해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법원과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정한 사실"이라면서 "사실에 도전하는 행위는 당이 먼저 나서서 엄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향해 "어떤 말로도 죄송하다. 피해자께서 겪으셨을 모든 저희의 잘못을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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