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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빼닮은 '미나리'...윤여정, 韓배우 첫 연기상 새 역사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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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미국 최고 영화상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본상 수상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한국계 미국인으로 처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연의 수상 여부가 관심이다.

'미나리'는 지난해 '기생충'에 이어 올해 골든글로브 최고 외국어영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어 오스카 입성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물론, 최종 수상 가능성을 점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저예산의 작은 미국 영화이지만, 한국인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데다 한국 배우인 윤여정, 한예리가 주역으로 참여했다. 오스카 6개 부문 후보 입성과 동시에 1~2개의 트로피를 예상하는 한국 영화계에서는 2년 연속 의미있는 성과를 기대 중이다.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영화 '미나리' [사진=판씨네마㈜]

◆ '기생충' 이어 오스카 6개부문 노미네이트…작품상·각본상·감독상 주요부문 석권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제 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까지 6개 부문에 최종 후보로 지명됐다. 아카데미 측이 15일(한국 시간) 발표한 제 93회 아카데미 최종 후보작에 따르면 '미나리'는 총 24개 부문 가운데 무려 6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도 한국 영화계의 성과는 한국 배우인 윤여정이 사상 최초로 오스카 연기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단 점이다. 윤여정은 마리아 바카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스(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어맨다 사이프리드(맹크) 와 함께 오스카 여우조연상 최종 후보에 입성했다. 윤여정은 연기 인생 55년 만에 국내를 넘어 전세계가 주목하는 미국 대표 시상식 여우조연상 트로피에 도전하게 됐다.

이밖에도 '미나리'는 각본상, 음악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작품상에도 후보로 지명되며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78회 골든글로브에서는 작품상 등 주요 부문에 지명되지 못한 것과는 비교되는 지점이다. '미나리'는 본상이자 최고상인 작품상 부문에 유력 경쟁작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 '더 파더', '맹크', '주다스 앤드 더 블랙 메시아',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등과 경쟁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판씨네마㈜]2021.03.05 jyyang@newspim.com

정이삭 감독은 감독상, 각본상에서도 쟁쟁한 후보들과 겨루게 됐다. 그는 '어나더 라운드'의 토마스 빈터베르그, '맹크'의 데이빗 핀처, '프라미싱 영 우먼'의 에머랄드 펜넬,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 등 최고의 감독들과 감독상 후보에 오르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각본상에서도 '프라미싱 영 우먼',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과 트로피를 두고 겨룬다.

특히 '미나리'의 이번 성과는 지난해 최종 4관왕을 거머쥐었던 '기생충'의 행보와 닮은꼴로 주목된다. '기생충'은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한국인 감독으로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국제영화상, 미술상의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석권하며 오스카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그 뒤를 잇는 미나리 역시 업계에선 최소 1~2개 부문의 수상을 조심스레 예측 중이다.

아시아계 여성 감독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오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와 함께 '미나리'는 아시아의 성과로 평가받는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오스카 후보 발표 후 '미나리'를 "역사적인 오스카 후보"라며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미나리'가 신기원을 열었다"고 적었다. 로이터통신도 "1980년대 미국에서 생계를 꾸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오스카 후보 지명을 받았다"고 비중있게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2021.03.16 jyyang@newspim.com

◆ 한국인 최초, 한국계 미국인 최초 주요 연기상 후보…윤여정 감격의 소감

지난해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쓴 '기생충'과 달리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 만든 미국 영화다. 그럼에도 한국 배우인 윤여정,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연이 이룬 성과에 많은 이들이 축하의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스티븐연이 출연했던 TV 시리즈 '워킹데드' 측은 공식 트위터의 헤더를 '미나리' 스틸컷으로 바꾸며 그를 응원했다. 국내에서도 문화계를 넘어 국회의원 홍영표 등 주요 인사들이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윤여정 본인 역시도 이같은 성과에 당황스러워하면서도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현재 캐나다 촬영 이후 귀국해 자가격리 중인 그는 16일 "직접 만나지 못해 속상하다"면서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에 입성한 소감을 말했다.

윤여정은 "지금 나이 74세인데 이 나이에 이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그동안 여러분의 응원이 정말 감사하면서도 솔직히는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올림픽 선수도 아닌데 올림픽 선수들의 심적 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저는 사실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고 사실 저랑 같이 후보에 오른 다섯 명 모두가 각자의 영화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상을 탄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경쟁을 싫어한다"면서 "이제 수상을 응원하시고 바라실 텐데 제 생각에는 한 작품을 다른 배우들이 연기해서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기에 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상을 탄 거나 같다고 생각된다"면서 지금의 상황을 상상을 못했던 일이라고 감격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판씨네마㈜ ] 2021.03.04 jyyang@newspim.com

윤여정 외에 스티븐연 역시 '미나리'를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주연상 후보에 오르며 또 하나의 벽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티븐연은 '사운드 오브 메탈'의 리즈 아메드, '마 레이디, 그녀가 블루스'의 채드윅 보스만, '더 파더'의 안소니 홉킨스, '맹크'의 게리 올드만과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겨루게 됐다. 스티븐연은 미국 TV시리즈 '워킹데드'의 글렌 역으로 유명세를 얻었으며 제91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 부문 예비후보였던 이창동 감독의 '버닝'(2018)과 봉준호 감독의 '옥자'(2017)에 출연해 국내 관객들과 만났다.

외신에서도 '미나리'의 윤여정과 스티븐연의 성과 역시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미나리에서 할머니 역할을 맡은 윤여정이 여우조연상 후보로 지명된 최초의 한국 배우가 됐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스티븐 연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첫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라고 전했다. 앞서 '미나리'의 오스카 입성을 예측했던 할리우드 시상식 예측 사이트 골드더비는 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후보 지명을 "아시아계 배우에 대한 역사적인 후보 선정"이라고 언급했다.

'미나리'는 지난해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쓴 '기생충'과 닮은꼴 행보와 함께 윤여정, 스티븐연의 연기상 입성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재 최고상 수상에 가장 유력한 '노매드랜드', 최다 부문 노미네이트작 '맹크'의 기세로 최종 작품상은 불발되더라도, 각본상, 여우조연상 등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오는 4월 25일 오스카에 2년 연속 한류 바람이 불지 지켜볼 일이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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