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스위스가 식당이나 상점,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얼굴 전체를 가리는 것이 금지된다. 이에따라 코로나19 마스크를 제외한 이슬람의 부르카(전신통옷에 눈 부분만 망사처리한 의상)와 니캅(전신통옷은 아니지만 아래 얼굴 전체를 가리는 스카프) 착용이 전명 금지된다.
7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이날 스위스는 국민투표에서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에 코로나19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이나 예배 장소에서 착용 등 일부 예외사항을 제외하고는 모든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려서는 안된다. 이를 어길시 최고 1만 스위스 프랑(약1200만원) 벌금을 내야 한다.
그간 법안에 찬성하는 쪽의 대변인 장 루크 아도르 스위스 국민당 대표는 "부르카와 니캅은 이슬람의 극단적인 형태이며 이것은 차별이 아닌 문명의 문제다"며 "자유주의 국가의 시민들은 얼굴을 숨기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직까지 스위스에는 부르카를 입은 여성들이 많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하는 쪽인 퍼플 헤드 스카프 페미니스트 이슬람 여성 단체의 대변인인 이네스 엘 시크는 "이 법안은 불필요할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1년 스위서에서 여성들이 미니 스커트를 입든 부르카를 입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정부와 의회도 전국적인 금지보다는 신원확인 요청 시 안면 가리개를 벗도록 하는 대체입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2019년 스위스 연방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스위스 이슬람 교도는 전체 인구의 5.5%에 불과하다. 하지만 스위스는 이슬람 교도들이 늘어나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며 이들을 규제하는 법안들을 투표에 붙인 바 있다.
유럽에서 부르카 금지법은 2011년 프랑스에서 처음 도입됐고, 벨기에와 오스트리아, 에스토니아가 그 뒤를 이었다. 그외 네덜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불가리아, 독일 등에서는 부분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칸다하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아프가니스탄 남부 도시 칸다하르의 한 헬스장에서 부르카와 니캅을 착용한 이슬람 신자 여성들이 운동하고 있다. 부르카는 얼굴과 전신을 덮어쓴 이슬람 전통 복식이며, 니캅은 눈만 드러낸 복장이다. 2020.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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