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영국 보리스 존슨 내각이 법인세율을 현행 19%에서 2023년에 25%로 6%포인트 올리고, 소득세는 세율은 그대로 두지만 과세구간 인플레이션 연동을 멈추는 방식으로 증세하는 방안을 내놨다. 코로나 팬데믹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지원금 등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재정 부담을 줄여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BBC등에 따르면 이날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추가경기부양책과 예산안을 내놓으면서 "올해 정부차입은 3550억파운드(약 35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대비 17%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이며 내년도에도 GDP의 10% 수준인 2340억파운드를 차입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재정적자는 4000억파운드(약 6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증세를 피할 수 없다는 게 수낙 장관의 주장이다.
영국은 우선 현행 법인세률 19%를 오는 2023년 4월에 25%로 6%포인트 인상한다. 대상은 순이익 25만파운드(약3억9000만원)이상이 기업이다. 그 이하에 대해서는 현행 세율을 그대로 적용한다.
수낙 장관은 "기업들 가운데 약 70%는 증세 대상이 아니다"며 25% 법인세율이 적용되는 기업은 전체의 10%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기업들에게 팬데믹 지원을 위해 1000억파운드(약 156조원)이상을 지출했고 이제 기업들이 그 부담에 공헌하라고 요청하는 것은 공정하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득세의 경우 세율 20%가 적용되는 과세구간 시작기준 연소득 1만2500파운드(약1950만원), 40%가 적용되는 연소득 5만파운드(7800만원) 등이 오는 4월에 각각 1만2570파운드와 5만270파운드로 인플레를 반영해 조정된 이후 2016년 4월까지는 더 이상 인플레 조정을 멈춘다.
세율은 그대로지만 과세구간 시작기준을 동결해 실질적인 증세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중산층과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조치라는 것이 수낙 장관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추가 세수는 80억파운드(약 1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영국 정부는 예상했다.
소득세율은 손대지 않겠다는 보수당의 공약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간교한 술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재정전문가 제이슨 홀란즈는 "몇년 지나보면 개인들은 소리없이 소득세 부담이 늘어난 것을 느낄 것"이라며 "도둑맞는 기분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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