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 개발 이어 그룹사 합병 추진
삼성바이오, 의약품 개발·4공장 가동으로 글로벌 초격차 실현
SK바이오팜, 자체 개발 신약 세노바메이트 유럽 시장 공략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K-바이오 3대장으로 불리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로직스, SK바이오팜 간 경쟁이 새해에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은 각자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셀트리온), 매출 1조원 달성 및 사업 다각화(삼성바이오로직스), 자체 개발 신약의 유럽 진출(SK바이오팜)이라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도 제약바이오업계 맹주 자리를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 전경 [사진=셀트리온] |
◆ 렉키로나주 개발한 셀트리온, 그룹사 합병으로 빅파마와 경쟁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K-진단키트로 국내외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각각 2100억원, 2400억원 규모 코로나19 신속항원진단키트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셀트리온의 성과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개발에 성공하면서 한국 대표 제약바이오기업으로 위상을 보여준 것이다.
렉키로나주는 국산 유일의 코로나19 치료제로 만성질환을 가진 고위험군 경증과 중등증 환자에 투약이 가능하다.
렉키로나주 개발과 함께 경영에서 물러나는 서정진 회장은 이번 치료제 개발을 통해 한국이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에서 기술 주권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국산 백신이 기술주권을 갖고 (글로벌 제약사의 백신을) 빠르게 따라갈 수 있겠나. 백신을 2가, 3가로 개발할 때 우리가 기술주권이 없으면 6~9개월 뒤처진다"라며 "이번에 치료제를 개발한 경험이 기술주권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주의 국내 사용 뿐만 아닌 해외 수출도 타진하고 있다. 서 회장은 렉키로나주에 대해 "사업용이 아닌 공공의 목적으로 제품 가격이 인건비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셀트리온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수출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치료제 외 기존 제품들의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와 함께 새로운 수출도 성사되고 있는 점 역시 셀트리온의 경쟁력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일 캐나다 보건부로부터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의 판매 승인을 받았다. 램시마는 지난해 미국 매출이 3800억원을 기록하면서 미국 출시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체질 개선에도 돌입한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을 통해 종합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빅파마와 경쟁 역시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재계 25위권을 기록한 셀트리온은 내년에는 20위권, 오는 2025년에는 10위권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사 전경 [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
◆ 사상 첫 매출 1조 돌파 삼바...사업 다각화·4공장 가동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창사 9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1조1648억원, 영업이익 2928억원을 달성한 것이다.
이는 주력 사업인 위탁생산(CMO)의 힘이 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월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위탁 생산 총 47건을 수주하기도 했다.
CMO 확대를 통해 매출 1조원에 이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제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수탁개발생산(CDO), 수탁연구(CRO)까지 사업 전 분야에서 글로벌 1위 달성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의약품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지난달 개최된 JP모건 컨퍼런스에서 연자로 나서 "새로운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본격 검토하고 기존 항체 의약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세포치료제, 백신 등으로 넓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송도 이전이 완료되면서 업무 효율도 강화한다. 지난달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통합 신사옥 건립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여기에 지난해 착공한 4공장을 토대로 2022년 말에 부분 생산, 2023년 전체 가동을 목표로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올해 4공장 건설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시장 수요와 다양한 고객 니즈에 대응해 본격 가동 전 수주 물량을 최대한 확보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왼쪽)가 2일 오전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SK바이오팜 코스피 상장기념식에서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부터 상장 기념패를 받고 있다. 2020.07.02 yooksa@newspim.com |
◆ '신약 개발 잭팟' SK바이오팜, 후속 개발에도 속도
SK바이오팜은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회사였다. 지난해 7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증거금이 31조원이 몰리면서 3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선 5월에는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서 출시했다.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국내 최초로 시판 허가를 받은 뒤 6개월 만이다.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내 처방 실적은 3분기 대비 68% 증가했다.
보험 등재율 역시 90% 등재라는 성과를 냈다. 일반적으로 90% 등재율을 기록하는 데까지 1년이 걸리는 것에 비하면 조기 달성에 성공한 셈이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를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유럽의약품청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은 것이다.
유럽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뇌전증 치료제 시장으로 약 600명의 뇌전증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세노바메이트의 유럽 허가는 올해 2분기 내 이뤄질 것이 유력하다. 허가가 이뤄지면 SK바이오팜은 현지 파트너사인 안젤리니파마로부터 최대 4억3000만 달러의 마일스톤과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받게 된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CHMP의 판매 승인 권고는 지난 20여년 동안 개발한 세노바메이트를 유럽 뇌전증 환자들에게 제공하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혁신 신약을 성공적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후속 신약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신약은 소아 희귀질환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인 카리스바메이트다.
카리스바메이트는 현재 임상 1b/2상이 진행 중이며 오는 2024년 신약 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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