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적자 2조 등 정유업계 최악의 실적 기록
국제유가 코로나19 직전 수준 도달·백신보급 속도
올해 유가 반등 및 정제마진 개선 기대감 높아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정유업계(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등 정유4사)가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으로 총 5조원이 넘는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사상 최악의 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최근 들어 국제 유가 상승하고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회복 기대감, 정제마진 개선 등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정유업계는 "올해 실적은 상당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정유4사, 코로나19 시작된 지난해 1분기에만 4조4000억 적자
9일 GS칼텍스는 정유 4사 가운데 마지막으로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91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매출은 22조82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국내 1위 SK이노베이션도 영업손실 규모가 2조5688억원에 달했다. 또한 에쓰오일은 1조877억원, 현대오일뱅크는 5933억원의 적자를 신고했다.
이들 정유 4사 합산 누적 적자 규모는 총 5조1690억원이다.
정유4사 CI. [사진=각사] |
이 같은 적자의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꼽힌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 1분기 정유 4사는 '충격'에 휩싸였다.
국제유가가 급락해 대규모 재고 관련 손실이 발생한데 더 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항공유, 휘발유 등 국내외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해 정제마진도 손익분기점(배럴당 4~5 달러)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1분기 정유 4사 합산 적자 규모는 4조4000억원에 육박했다. SK이노베이션 1조7752억원, GS칼텍스 1조318억원, 에쓰오일 1조73억원, 현대오일뱅크 5632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반기 국제유가가 소폭 반등하며 코로나19 직전인 배럴당 40~50 달러까지 올라 재고평가이익 등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전 세계인들의 발이 묶이며 수요가 받춰주지 않아 정제마진이 배럴당 1달러 대 수준에 머물렀다.
◆ 국제유가 1달러 상승시 재고평가이익 150억~250억
하지만 새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국제유가는 연초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 발표 이후 급등세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직전 수준인 배럴당 50~60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 중심지인 텍사스 퍼미안 분지의 원유 펌프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해 당장 1분기에 재고평가이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국제유가 강세는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원유 가격이 1달러 상승할 때마다 SK이노베이션은 분기별 재고평가이익이 250억원, 에쓰오일은 150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업계에서는 올해 초 유럽·미국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이 본격화되는 하반기에는 석유제품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내내 1달러 수준에 머물던 정제마진도 차츰 회복될 것이란 기대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정제마진 전망에 대해 "상반기 중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