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한국어를 못하는 중국 유학생들 대신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응시한 대학생들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수정 판사는 최근 위계공무집행방해와 공문서부정행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생 A(21) 씨와 B(22) 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씨와 B씨는 지난 2019년 10월 재중동포 출신의 선배 C(23) 씨를 통해 중국인 유학생 2명을 알게 됐고 한국어 능력시험 대리 응시를 제안 받았다. 국내 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한국어 능력시험 4급 이상의 급수가 필요한데 이들 유학생들은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유학생들은 이들에게 4급을 취득하면 각각 173만원 상당의 대가를 주기로 했다.

법원은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C씨와 대리 시험을 제안한 중국인 유학생 D씨에게도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그 죄질이 매우 나쁘고, B씨의 대리 시험 응시는 성공해 한국어능력시험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였으므로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학생 신분으로 이 사건 범행 이전까지 국내에서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 양형 조건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함께 재판에 넘겨진 또 다른 유학생 E씨는 선고기일에 불출석해 선고가 연기됐고, 대리 응시를 중간에서 연결해준 F씨는 중국으로 출국해 재판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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