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모두 이달 경력 공채 진행..."호황기 누리려면 준비해야"
메모리 전년대비 18% 성장...차세대 반도체 준비도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분야 경력직 채용에 돌입했다. 양사 모두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준비하면서 인력 충원이 필요한 데다 다가올 반도체 시장 호황기를 앞두고 선제적 인력 확충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기업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비슷한 시기에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는 만큼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한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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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경력 공채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공채 모집에 먼저 나선 곳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부터 분야별 경력 공채 전형을 시작했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SK하이닉스의 경력 채용 공고란은 조용했다. 당시는 201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시장 불황기가 이어지던 때였다.
반면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경력 채용 공고를 내기 시작했다. 분야도 다양하다. 주력인 D램을 중심으로 데이터 엔지니어링, 클라우드 인프라 아키텍트, 디지털 회로 검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직을 모집한다. 모집 마감은 시작 시기에 따라 다른데 대부분 오는 14일에서 28일 사이에 종료된다.
이렇듯 지난해와 달리 대대적으로 경력직 모집에 나선 것은 호황기로 접어들 반도체 시장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시장 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세계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년보다 17~1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 12%보다 5~6% 높은 수치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서버D램 고정가격 추이. [자료=현대차증권] 2021.02.09 sjh@newspim.com |
D램 매출 중 비중이 높은 서버용의 경우 고객사 재고가 감소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공급업체도 보수적 투자 기조를 보이면서 떨어지던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1일 준공한 M16를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M16은 SK하이닉스가 국내외에 보유한 생산 시설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이 곳에서는 D램을 주로 생산하게 된다. 양산 시기는 파일럿 테스트가 끝나는 6월부터다.
이에 더해 SK하이닉스는 M16에 극자외선(EUV) 장비를 처음으로 도입, 하반기부터 4세대 10나노급(1a) D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SK그룹이 점차 정기 공채 비중을 줄이고 수시 공채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도 경력 채용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SK그룹은 올해 정기공채를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전면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다. 이에 필요 인력을 공채로 적극 영입하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는 향후 10년 동안 EUV가 D램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삼성전자] 2020.12.01 sjh@newspim.com |
삼성전자도 이달부터 경력 사원 모집을 시작했다.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와 시스템LSI, 파운드리, 인프라, 기술원 등 10개 사업부에서 진행하며 접수 마감일은 오는 22일까지다. 최종 합격 발표는 5월중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과 함께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등' 목표 달성을 위한 차원에서 인력 충원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업계 최초로 D램에 EUV 공정을 도입한 삼성전자는 현재 3세대 10나노급(1z)나노 D램을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는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1a 나노 D램 양산에 EUV를 본격 적용할 예정이다.
시스템 반도체와 관련해선 지난 2019년 4월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국내 R&D 분야에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과 제조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고도 했다.
삼성전자 DS부문 직원수는 2019년 1분기 5만3103명에서 그해 말 5만4580명으로 늘었다. 그러다 2020년 3분기에는 5만8403명으로 3800여명이 증가했는데, 이는 삼성전자가 진행한 신입 및 경력 공채를 통해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해 계속해서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중"이라며 "경력직 채용도 필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사가 비슷한 시기에 경력 공채를 진행하면서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신속한 채용을 위해 지원 사업부에서 안내한 일정과 관계 없이 전형을 진행한다는 공지를 지원자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다가오는 호황기를 누리려면 그 전에 인력이나 인프라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가 어렵다"며 "올해 시황이 점차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어 대비하기 위해 양사가 적극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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