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은값, 하루 만에 10% 넘게 급락
전문가 "은, 애당초 변동성 큰 자산"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미국 개인 투자자의 집중 매수로 국제 은값의 몸값이 오르자 은(銀)을 새로운 투자처로 바라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보지만, 하루에 10% 넘게 급락할 정도의 큰 변동성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제 은값은 최근 오르락내리락 널뛰기 형국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은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9.3% 급등한 29.4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3년 2월 이후 최고치였다. 그러나 전날엔 26.40달러까지 폭락했다. 불과 하루 만에 온스당 10.3% 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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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괴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최근 은값의 큰 변동성은 미국 개인 투자자 영향이다. 이들은 그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SB)'를 중심으로 '게임스톱'에 이어 은 관련 상품을 집중 매수하자는 운동을 전개했다. 이 여파로 은값은 며칠 새 무섭게 올랐다. 그러나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증거금을 인상하자 결국 급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적어도 상반기 동안 은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비록 최근 은값이 연일 10% 안팎을 오가는 큰 변동성을 보이긴 하지만, 애당초 은 자체가 '악마의 금속'이라고 불릴 만큼 가격 변동폭이 넓은 자산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 은은 주로 투자 및 장식용으로 쓰이는 금과 달리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 산업용으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 최근 주목을 받는 배터리 및 태양광 분야에도 은이 사용된다. 그만큼 은은 상대적으로 금과 비교해 제조업 호·불황 여부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면서도 동시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라며 "비록 레딧에 의해 일시적인 이벤트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은은 애당초 변동성이 큰 자산이고, 설령 변동성이 있더라도 상반기까지는 (은값이) 우상향하는 그림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최근 글로벌 경제가 회복 초입에 들어서면서 완화적 통화정책, 달러 약세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코로나19 백신 효과에 따른 긴축적 통화정책 시그널이 나타날 때까진 은 투자 리스크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 연구원은 "여전히 태양광 분양에서 은에 대한 수요와 오는 3월부터 유가의 기저 효과(기대 인플레이션 상방압력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값이 당분간은 위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최근 레딧이 보여주는 투자 행태는 비이성적인 판단에 따른 것인 만큼 당분간 은값의 변동성은 클 수밖에 없다"면서 "당장은 관련 파생상품에 과도한 베팅을 하기보다는 레인지 차원에서 저가 매수 구간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고 당부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