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의행위 찬성률 57.1% '역대 최저'...일부 조합원 '불참'
르노삼성 판매량 16년만 최저치...파업 대안 아닐 수도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XM3 수출로 잠시 숨통 트였던 르노삼성이 노조 파업 가결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파업 수위나 진행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역대 최저 찬성률에 적극 파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조합원 2180명 중 1245명이 찬성해 57.1%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지난 2019년 12월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 찬성률(66.2%) 등에 비춰볼 때 역대 최저치다.
[사진 르노삼성차] |
절반 이상이 찬성 표를 던졌으나, 파업 민심은 좋지 않다.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대표 조합원만 투표에 참여했고, 서비스 및 영업 현장에서 근무하는 노조가 만든 3노조(새미래 소속·113명) 및 4노조(영업서비스·41명)는 아예 찬반 투표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실상 반대 표를 던진 셈이다.
갈수록 떨어지는 판매 실적에 본사의 수익성 강화 방침까지 나온 상황에서 파업이 답이 될 수 없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연초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CEO는 "한국은 현재보다 수익성을 더욱 강화하라"는 주문을 한 상태다. 여러모로 파업 카드를 밀어붙이기엔 부담스러운 환경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찬성률이 낮지만 파업 수위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파업 동참 의사를 밝힌 사람이 적어 노조가 파업을 강하게 추진하진 않을 거라고 본다"면서 "다만, 노조 집행부가 구체적인 파업 계획을 밝히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르노삼성의 지난해 전체 판매 대수는 11만616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했다. 판매량은 16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체 생산 대수도 11만2171대로 31.5% 줄었다. 부산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 20만대로 알려져 있는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다. 현재 2교대 기준 1시간 당 평균 45대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 공장은 주력 생산 모델인 QM6, SM6에 이어 XM3 생산에 나섰다. XM3는 르노삼성의 수출 물량 확대에 기여한 새로운 모델이었다. 잠시 숨통이 트이는 듯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유럽 시장의 회복 지연으로 생산은 줄고 있다. 여기에 신차 배정도 받지 못했다. 올해 출시 예정 신차가 없기 때문에 판매 감소는 예견된 일이다.
한편 르노삼성은 현재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서바이벌 플랜'을 실시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7만원)과 희망퇴직 중단을 사측에 요구할 전망이다. 노사의 5차 교섭은 오는 5일 진행된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