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산업단지 주민들, 암 발생률 전국의 1.72배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지난해에만 6명 과로사
"국민연금, 주주권 적극적으로 행사해 대책 강제해야"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노동·시민단체들이 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이 산업재해를 책임지지 않는 포스코·CJ대한통운에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문제이사 선임에 반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연금은 포스코 지분을 11.77%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CJ대한통운의 지분은 9.19% 보유하고 있어 2대 주주다.
참여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등은 27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와 중구 CJ대한통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오염 및 직업성 암을 불러일으킨 포스코와 택배노동자 과로사를 방치한 CJ대한통운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익이사를 선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택배물류현장에서 택배노동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21 leehs@newspim.com |
이들에 따르면 포스코는 1973년부터 포항제철소 고로(高爐·용광로)에서 주철을 생산하면서 고로를 수리할 때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을 방지시설 없이 무단배출 해왔다. 이들은 포스코가 위치한 경북 포항시 주민들의 암 발생률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 높지만,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심각성을 가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포항산업단지 대기오염 노출 지역 주민 생체 모니터링 결과 암 사망률은 전국의 1.72배로 나타났다"며 "포스코 산업 현장에서 10년간 업무상 질병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한 건수는 43건이었는데, 이 중 직업성 암 관련 신청은 4건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포스코로 인한 환경오염 및 직업성 암 피해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나, 포스코가 투명하게 환경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그러나 이와 관련해 포스코 이사회는 어떠한 재발 방지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CJ대한통운이 택배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택배노동자들은 일주일 중 6~7일, 하루 10시간 이상 격무에 시달리고 있으며 성수기에는 배송물량이 350~4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8~9명이 30분 미만의 휴게시간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고, 10명 중 4명꼴로 일주일 중 단 하루만 점심을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CJ대한통운에서는 지난해에만 6명의 택배 노동자 과로사 사건이 있었지만, 이사회에서는 이에 대해 진상규명을 하거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국민연금이 포스코와 CJ대한통운에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문제이사 선임을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포스코는 작년부터 기업시민보고서를 발행해 지속가능경영, 윤리경영, 안전보건경영을 강조하지만, 오히려 ESG(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 등급은 하향조정 됐다"며 "포스코의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정상화에 관심 없는 이사선임을 단호히 반대해야 하며, 국민연금은 수탁자 책임을 강화하고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과로사는 중대 재해로,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 도입에 따른 경영 책임자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국민연금은 주주총회에서 CJ대한통운에 산업재해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어 문제 이사의 선임을 반대하고 공익이사 선임을 요구해, 과로사 재방 방지 대책을 강제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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