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387억...12년 만에 최대치
빚투도 21조원 돌파...10거래일 연속↑
"금융건전성 차원서 관리해야" 경고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주식 광풍으로 일명 '빚투'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반대매매가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도 속속 신용공여 대출 빗장을 잠그는 등 후폭풍에 대비하고 있어 금융투자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하루 동안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된 금액은 3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코스피가 1000선 아래에 머물렀던 2008년 10월 27일(429억원) 이후 12년 2개월여 만에 최대 규모다.
최근 3개월 간 위탁매매 미수금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 [표=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시스템] |
전날 기준 반대매매 금액은 231억원으로 직전 거래일보다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59억원에 불과했던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8일 2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대매매는 주식을 빌린 투자자가 만기까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빌린 돈으로 산 주식의 담보 가치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고객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처분 때 전일 종가의 하한가로 매도 수량을 산정한 후 장 개장 전 동시호가로 한 번에 팔아버리기 때문에 매매 당사자는 큰 손실을 입게 된다.
특히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규모가 늘었을 때 하락장이 연출되면 반대매매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증시 화약고' 불리기도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지난해 중순 이후 빚투가 크게 늘어 반대매매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나왔다.
빚투를 의미하는 신용공여 잔고는 15일 기준 21조 2962억원으로 10거래일 연속 증가하는 등 사상 최대치를 수시로 경신하고 있다. 그만큼 증시 하락폭이 커질 경우, 투자자들이 감당해야 할 후폭풍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증권사들도 신용융자 매수를 속속 중단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대신증권은 전날 신용융자 매수를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이는 신용·대출 한도가 소진될 수준까지 온 데 따른 조치다. 대신증권의 신용융자 매수 재개 시점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유진투자증권도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각각 15일부터 신용융자 매수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역시 오는 20일과 21일부터 각각 일부 신용융자 신규대출을 중단한다. 단, 미래에셋대우는 미수상환자동담보대출 등 증권담보융자 신규대출은 막되 신용융자 매수와 매도담보융자, 소액자동담보융자는 가능하다.
앞서 대형 증권사들은 지난해 9월에도 신용공여 잔고가 18조원에 육박하자 반대매매 등 부작용을 우려해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빚투 과열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경고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은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빚투에 대한 정부 당국자들의 언급이 늘고 있는 것에 더해 금융건전성 관리는 시장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다만 단기자금 이슈만으로 당장 10% 이상 큰 폭의 조정은 드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