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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MB·朴 사면론 후폭풍 휘말린 이낙연, 승부수와 자충수

기사입력 : 2021년01월05일 06:21

최종수정 : 2021년01월06일 09:35

"당장 사면하자는 것 아니다" 진화 나선 측근들
"'통합의 정치인' 정치적 승부수 띄운 것" 분석도
한발 물러선 與, 14일 朴 재판 뒤 다시 화두될 듯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들의 사면을 건의하겠다"고 나서면서 민주당이 뒤숭숭해졌다.

'친문' 당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터져 나왔고 일각에서는 이낙연 대표를 불신임투표에 부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화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이 대표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촛불 정부'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거셌다.

이낙연 대표는 '엄중 선생'으로 불릴 정도로 말과 글에 신경을 쓰는 정치인이다. 집권 여당의 대표이자 대선 주자인 그가 자신이 한 말의 파장을 몰랐을 리 없다. 게다가 오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법원 재상고심 선고가 예정돼 있고 문재인 대통령은 1월 중순 신년 기자회견을 할 것으로 앞두고 있다. 이 대표 사면 건의는 곧 '승부수'라는 분석이 내부에서부터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1.01.03 leehs@newspim.com

◆이낙연 측근 "통합의 정치인이라는 모습 보여준 승부수"

이낙연 대표 측근들은 우선 사면을 "당장 사면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 측근인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적절한 시기'에 건의하겠다는 전제를 달았다. 바로 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출발'과 '전진'을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다는 평소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원들이 지금 굉장히 격앙돼 있는데 꼭 그렇게 만 볼 것이 아니다"라며 "어떻게 하면 국난 극복을 할 수 있는 길인지, 국민들로부터 어떻게 심판을 받을지, 이낙연 식의 접근으로 보인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집권 여당 대표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제안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180석을 거뒀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굳건해보이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도가 국민의힘 지지도에 밀리는 여론조사도 수차례 발표됐다. 부동산 정책은 현재까지 효과를 내지 못했고 무엇보다 총선 180석의 주된 이유였던 'K-방역'은 비웃음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정치권의 대화', '통합의 정치'는 결국 여야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에 신경을 더 쓰자는 메시지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낙연 대표가 전체 의원이 있는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에 지난 연말연시 즈음해서 양해를 구했다"라며 "이 대표는 총리시절 경험을 들어 국론이 분열된 상태로는 국정을 끌어가기 어렵다는 취지로 대화방에 말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사면 제안에 앞서 이 대표는 지난해 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대통령과의 만남을 제안하기도 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한 지 2주 만이다. 입법 독주, 상임위 독식 등으로 여야의 정쟁 수위가 갈수록 높아진 가운데 일종의 출구 전략이 될 창구이기도 하다. 

임기를 석 달 남기고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는 해석도 있다. 이 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민주당 당헌에 따라 오는 3월 9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는 "이 대표 본인이 추구하는 주된 정치 가치를 드러냈다"며 "이 대표가 통합의 정치인, 대화의 정치인이라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2020.10.03 photo@newspim.com

◆정치적 스승 DJ 용서론 따라가는 이낙연, 사면론 14일 전후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를 전망

전직 대통령 사면 논의는 그의 정치적 뿌리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겹쳐 보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김영삼 대통령에게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건의한 바 있다. 군부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던 만큼 그의 사면 건의는 '정치보복을 없앤 국민통합형 리더십'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정치적 이해에 따라 역사를 잊었다'는 부정적 평가를 함께 받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의 자서전에서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했다"면서도 "영국의 민주화 밑을 흐르는 '용서의 정치'를 떠올렸다"고 썼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올리버 크롬웰이란 지독한 독재자를 경험한 영국은 그 뒤 명예혁명에서 제임스 2세를 프랑스로 망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었다"며 "정치보복으로 입게 될 정치적·사회적 후유증에 비해 그 편이 낫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었다"고 썼다.

하지만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군부 정권의 직접적 피해자였고, 이낙연 대표는 피해자가 아니었다는 차이가 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촛불 시민'에 의해 탄생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김대중 정부의 '용서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시민이 직접 거리로 나와 이뤄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문' 당원이 대거 입당한 뒤 당원 민주주의를 표방한 정당이다. 당 대표 말 한 마디로 '사면론'을 꺼내기 어려운 구조다.  

'찐문'을 자처하는 의원들의 반박 지점이다. 박주민 의원은 "누구를, 그리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고 김남국 의원은 "촛불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사면은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5선 안민석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묻지마식의 사면은 동의할 수 없다. 국민통합은 누구나 바라지만 사과와 반성 없는 사면 복권은 국민들께서 동의하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반대 의견이 쏟아지자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 반성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오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 재상고심 판단과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을 앞둔 만큼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논의는 다시 화두가 될 전망이다.

with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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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에서 대통령까지…이재명은 누구?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흙수저' 출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1964년 12월 22일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성장했으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공단에서 5년간 '소년 노동자'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력을 취득했고, 중앙대학교 법학과에 장학생으로 진학해 1986년 제2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변호사로서 산업재해 피해자,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소송을 맡았다.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운동과 지역사회 부정부패 고발 등 시민운동을 주도하며 사회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정치의 필요성을 느껴 2006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성남시장 선거에 처음 출마했으나 낙선했고,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에 당선됐다.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면서 무상교복, 청년배당, 시립의료원 설립 등 복지 정책을 도입하고 재정개혁을 추진했다. 특히 2015년에는 국내 최초로 기본소득 개념을 도입한 '청년배당' 정책을 추진해 주목을 받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 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마련된 개표방송 야외무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6.04 pangbin@newspim.com  이후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로 선출돼 2021년 10월 25일까지 재임하며, 경기도 전역으로 복지정책을 확대하고 재정 건전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임 중 추진한 복지·개혁 정책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끌었다. 2022년 8월 더불어민주당 제5차 전당대회에서 77.8%의 득표율로 당대표로 선출됐다. 앞서 2021년 민주당 경선에서 50.29%의 득표율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확정됐으나,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0.73%p 차이로 낙선했다. 이후 21대 대선 경선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신드롬을 형성하며 지지를 모았다. 그는 정치 경력 전반에서 가족과 관련된 논란으로 주목받았다.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아들의 도박 및 성적 게시글 논란, 친형 강제입원 논란 등 가족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국회에서는 그의 체포동의안이 2023년 9월 21일 가결됐고, 위증교사, 대장동, 백현동 개발 등과 관련한 사법적 절차가 이어졌다. 관련 사건들에 대해서는 일부 무죄 판결이나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고, 일부 사건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대통령은 민생, 복지, 공정, 민주주의 등 위기 극복을 국정 방향으로 제시했다. 출생기본소득, 사립대 등록금 완화, 남북관계 개선 등 공약을 통해 민생경제와 사회적 약자 지원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아울러 경제 불평등 해소, 사회적 약자 보호, 지역균형 발전 등 정책 과제를 강조하며 취임 초 국정 운영의 기조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5.06.02 mironj19@newspim.com 이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 경력과 맞닿아 있는 경제적 약자 정책을 통해 복지와 공정에 방점을 찍었다. 실용, 미래비전을 강조하며 청년층의 일자리, 자산 형성, 주거 안정, 사회 안전망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확보와 정책 추진은 앞으로 국정 운영에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정치 경력 외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가족과의 갈등, 어린 시절의 경제적 어려움 등을 수차례 언급했다. 그는 과거를 돌아보며 가족 간 갈등과 빈곤을 극복하는 과정을 개인적으로 중요한 계기로 설명해 왔다. 이러한 개인사와 정치 경력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요소로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그는 취임 초기 국정 과제를 중심으로 업무를 준비할 전망이다. 출생기본소득, 사립대 등록금 완화, 남북관계 개선 등 공약 이행에 따른 정책 결정과 추진, 재정 부담 문제 등이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가족과 관련된 논란, 사법 리스크 등은 앞으로도 정치적 논쟁의 한 축으로 계속 제기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의 당선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대표적인 '흙수저' 출신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이 대통령 출신과 정치 경력, 복지·개혁 중심의 정책 기조는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꼽히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는 취임 초기 공약 이행과 동시에 정치적 신뢰와 국민통합 과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parksj@newspim.com 2025-06-04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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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49.42 김문수 41.15 이준석 8.34%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종 승리를 확정지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일 오전 발표한 개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총 1728만7513표(득표율 49.42%)를 얻어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1439만5639표(41.15%)를 기록해 2위에 머물렀다. 두 후보 간 표 차이는 약 220만 표로 벌어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291만7523표(8.34%)를 득표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34만4150표(0.98%), 무소속 송진호 후보는 3만5791표(0.10%)를 각각 얻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 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마련된 개표방송 야외무대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5.06.04 pangbin@newspim.com 이재명 후보는 호남권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광주(84.77%), 전남(85.87%), 전북(82.65%)에서 80%를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전체 승리를 견인했다.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수도권에서도 우위를 보였는데, 서울에서는 47.13%, 인천에서는 51.67%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도에서는 52.20%의 득표율로 과반을 확보해 승리를 굳혔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대구(67.62%), 경북(66.87%), 경남(51.99%) 등 영남권에서 강세를 보이며 지지 기반을 결집했다. 부산에서도 51.39%를 득표해 이재명 후보(40.14%)를 앞섰으나, 수도권과 호남에서의 열세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이준석 후보는 세종(9.89%), 제주(8.83%), 대전(9.76%) 등에서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았다. 권영국 후보는 노동과 진보정치의 메시지를 내세웠지만 1% 미만의 득표율에 그쳤고, 무소속 송진호 후보도 상징적 득표에 머물렀다. 이번 대선의 최종 투표율은 79.42%로 집계됐다. 전체 선거인 수는 4439만1871명이며, 투표자 수는 3523만6497명, 유효투표수는 3498만616표, 무효표는 25만5881표였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오전 중으로 최종 당선인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parksj@newspim.com 2025-06-04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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