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박주민·우상호 이어 추미애·임종석 출마설 돌아
"인물로 흥행 이끌 것" 기대 불구, 후보군 출마 선언 장고
[편집자] 2021년 신축년이 열렸습니다. 코로나19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지난 해와는 달리 2021년은 백신과 치료제 소식이 들려오면서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올해 대선 전초전인 4·7 서울·부산시장 재보선이 화두입니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에 따라 안정된 정권 재창출이냐 혹은 정권 교체냐의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대선 전 마지막 전국 선거를 향해 뛰고 있는 정치권의 미래를 조명해봤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군도 곧 확정될 모양새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에 더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박주민 의원도 고심 중에 있다.
올해 4월 보궐선거가 분명 어렵지만 그나마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부산 선거보다는 낫다는 것이 민주당 내 분위기다. 우선 조직이 탄탄하고 서울 시정을 밑바닥부터 잘 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민주당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 구청장 중 24곳을 석권한 바 있다. 구청장과 지역 국회의원, 서울시로 이어지는 행정시스템에 더해 민심까지 훑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서울의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선 조직이 살아있다는 것이 서울 선거가 부산보다 상황이 나은 이유다"라며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또 후보가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면 여론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유권자들은 현안 한 두 개에 따라 선택을 바꾸지 않는다"라며 "지금까지 민주당과 정부가 이뤄낸 성과를 모두 기억하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4.7 재보궐 선거에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12.18 kilroy023@newspim.com |
◆달아오르지 않는 與 선거 분위기, 거듭된 악재에 후보들 출마 선언 고심
민주당은 야권에 비해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우상호 의원 이후 출마 선언이 끊겼다. 박영선 장관과 박주민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지만 결국 선거 100일 전 출마 선언은 이뤄지지 않았다. 야권에서 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이를 두고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여전히 민심 흐름이 좋지 않은 만큼 그것도 부담"이라며 "지금 흐름에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오히려 야권에 공격 포인트를 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민주당 인사의 사고로 발생했다. 그것도 성추문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도 "이번 보궐선거는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범죄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민심은 악화일로다. 굳건하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는 40%대에서 30%대로 떨어졌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도 심심찮게 발표된다. 180석 승리를 안겨다 준 총선과 지금의 민심 흐름은 분명히 다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정부는 완벽한 방역 성과를 거둔 것처럼 보였다. 일일 확진자가 '0명'인 날도 있었다. 총선 전후로 이뤄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마스크 보급 등 초기 대응은 분명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 3차 재유행이 시작됐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민 피로감이 확산됨과 동시에 부동산 가격 폭등도 잡지 못했다.
민주당 수도권의 한 4선 의원은 "코로나19 3차 유행을 관리하는 동시에 부동산 안정 대책, 서울시에 대한 비전을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며 "공공재개발 등 민주당의 서울 미래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야권이 제기하는 부동산 비판 대응 논리 정도는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대여당'에 대한 견제론도 경계 대상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로 당선되는 서울시장 임기는 1년이다"라며 "이참에 민주당을 견제해볼까 하고 야당에 표를 줄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젊은 층과 86세대 등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경기도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긴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대권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후보 단일화'로 야권 경선판을 키운다는 것도 부담이다. 야권 연대를 통해 '1대1' 구도로 중도층을 공략한다면 민주당으로서도 쉽지 않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2020.11.24 pangbin@newspim.com |
◆인물은 앞선다고 자평…박영선·박주민·우상호 후보군 추미애·임종석도 출마설도
민주당은 인물에서 앞서고 있다고 평가한다. 경륜과 청사진을 갖춘 후보들이 하나 둘 출마를 선언하고 경쟁에 나선다면 흥행으로 뒤집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박영선·박주민·우상호 세 후보군이 특색이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장관을 지내면서 한층 무게감이 올랐다. 특히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현안 대응이 탁월했다는 평가다. '청' 수준이었던 중기부 위상을 다른 부처급으로 올려놨다는 내부 평가도 들린다. 여기에 박영선 장관은 지난 2018년 서울시장 경선에도 참여해 봤던 '경험'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시장을 돌다보면 '박영선 장관이 해결해줬다'는 반응이 많다"이라며 "능력면에서 나쁘지 않았다는 평"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이 여성이라는 점도 민주당의 보궐선거 '책임론'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박 장관은 1월 초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선거에 나선다는 관측이 많다.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추미애 대표체제에서 1기 원내대표를 지냈다.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야당 의원 설득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뤄낸 '공신'이기도 하다. 추진력과 경륜을 갖췄다는 것이 우 의원의 가장 큰 무기다.
박주민 의원은 이해찬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지난 8월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는 권리당원·여론조사에서 2위를 기록하며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총선에서는 서울시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득표율 차로 당선에 성공했다. 검찰, 사법 개혁 등 민주당 숙원 과제 최전선에 있었다는 것도 당내 경선에서의 강점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8.18 photo@newspim.com |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을 이뤄내며 당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당대표를 지내는 동안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이뤄내고 2018년 지방선거 완승을 이끈 바 있다. 다만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놓고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추 장관을 향한 국민들도, 또 추 장관 본인도 피로감이 쌓였을 것"이라며 "우선은 좀 회복기를 갖고 다음 정치 행보를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출마설이 돌았다. 임 전 실장이 지난달 24일 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 2개월 징계 효력정지 판단이 나온 뒤 "민주주의가 너무 쉽게 약해지지 않도록 대통령께서 외롭지 않도록 뭔가 할 일을 찾아야겠다"고 밝혀서다. 하지만 임 전 실장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서는 부정적 기류가 많다. 전대협 출신의 한 의원은 "충분히 매력적인 후보지만 이미 (우상호 의원과) 교통정리가 끝났을 것"이라며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한다거나 아니면 대선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매운 민주당'이라는 열린민주당에서 김진애 원내대표가 출마를 선언했다. 김진애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서울시장은 오롯이 서울시정에 집중해야 된다"며 "도시전문가로서 문제도 많고 가능성도 많은 서울이란 도시를 다뤄보고 싶은 기대가 시민들에게도 있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의원은 김진애 의원 출마 선언에 "도시전문가 후보의 등장으로, 내실 있는 정책 경쟁이 드디어 가능해졌다"면서 당대당 통합에 불을 당겼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맞서는 범여권 당대당 통합인 셈이다. 양당 지지층은 상당수 겹치는 만큼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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