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이재용, 재판정서 33년 前 부친의 기억을 떠올리다

기사입력 : 2020년12월30일 19:36

최종수정 : 2020년12월30일 19:54

선대 회장 별세에 이건희 회장, 거래처부터 먼저 챙겨
"日 기업 부장급 엔지니어가 나와도 일일이 머리 숙여"
"앞만 보고 달려온 삼성, 중요한 것 간과…죄는 저에게"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0월 78세 일기로 타계한 부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과의 오래 전 일화를 재판장서 회고했다.

선대 회장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이후 어떻게 부친이 위험천만한 위기의 순간을 돌파했는지, 그리고 선진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 어떤 처절한 노력을 했었는지를 재판부에게 소상히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그러면서 삼성이 과거 앞만 보고 달리던 시절의 경영 방식을 자신의 시대에까지 고수했던 것이 '국정농단' 사태를 초래했다며 앞으로는 자신부터 달라질 것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두어 달 전 부친상을 당했던 본인의 모습과 33년 전 역시 부친상을 당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교차되며 감정이 북받치는 듯 목소리는 떨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1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2.30 pangbin@newspim.com

서울고법 형사1부 심리로 30일 열린 국정농단 결심공판에서 이 부회장은 피고인 최후진술 막바지 "재판장님 길어지겠지만 옛날 이야기 하나만 하겠다라며 고인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 부회장은 "1987년 이병철 회장님 돌아가실 때 저는 대학교 1학년이었다. 임종 지켜보며 경황없는 중에도 아버님은 다른 일 모두 제쳐두고 일본 지점장에게 전화거셨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도시바 소니 히타치 산요 마스시타 등 당시 일본 주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과 미팅 약속을 잡으라는 지시였다"라며 "삼성의 큰 고객사이자 앞서가던 기업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1987년 고 이건희 회장은 이병철 선대 회장이 세상을 급작스레 떠난 후 20여일 만에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올라 2014년까지 삼성그룹을 이끌었다.

급작스런 부친의 별세에도 고 이건희 회장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했던 모습이 당시 대학생이던 이재용 부회장의 머리 속에 깊이 각인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재판부를 향해 "다음 해 1월 아버님은 일본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저를 그 모든 회의에 데려가셨다. 당시 삼성 회장이지만 삼성 위상이 지금과 달라 회장이나 사장이 아니라 전무, 상무급, 심지어 부장급 엔지니어가 나와도 일일이 만나 머리를 숙이고 최신시설 동향이나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했다"라고 32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이 부회장은 또 "그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하다. 그 이후로도 이건희 회장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라면 몇 번이고 찾아가서 모셔왔다. 그 치열함이 어쩌면 삼성 DNA가 됐다고 생각한다. 삼성은 앞만 보고 달려왔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20.10.25 sunup@newspim.com

고 이건희 회장은 재임기간 중 1990년대에는 메모리 반도체, 2000년대 중반에는 평면 TV, 2010년대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삼성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돌이켜보면 제가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 같다. 삼성이 일부 분야에서 대한민국 선두기업 됐으나 사회적 역할, 책임, 국민의 신뢰가 얼마나 막중한지는 간과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우리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가 얼마나 높은지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라며 "삼성은 이제 달라질 겁니다. 저부터 달라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또 "이제 어떤 일이 있어도 제 개인적 이익을 취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로지 회사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만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 마지막에 함께 재판에 출석한 경영진들을 가르키며 "죄를 물으실 일이 있으시다면 저한테 물어달라. 제 옆에 같이 계신 선배님들은 평생 회사를 헌신해온 분들이다"라며 울먹였다.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은 내년 1월18일 열린다. 이날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sunup@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수현 "故김새론, 미성년땐 사귀지 않아"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미성년자였던 고(故) 김새론과 교제했다는 의혹을 받는 배우 김수현이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장 밝히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5.03.31 mironj19@newspim.com   2025-03-31 17:43
사진
김효주 "아직도 할 수 있는 선수 증명"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LPGA에서 17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해 기쁘다." 김효주(30)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7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효주는 3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골프클럽에서 열린 포드 챔피언십 최종일, 연장전 끝에 릴리아 부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LPGA 통산 7승을 수확한 김효주. [사진= LPGA] 2025.03.31 fineview@newspim.com 역전 우승이다. 3라운드까지 릴리아 부에게 4타 뒤진 공동5위로 출발한 김효주는 대회 마지막 날인 4라운드에서 버디 9개, 보기 1개로 무려 8타를 줄였다. 릴리아 부와 나란히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동타를 이룬 김효주는 연장전이 벌어진 18번 홀(파4)에서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승리를 확정지었다. LPGA 통산7승이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1승씩을 올린 그는 2021년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2022년 롯데 챔피언십, 2023년 볼룬티어스 오브 아메리카스 클래식 등에서 6승을 수확한 뒤 1년5개월만에 다시 정상에 올랐다. 김효주는 매니지먼트사 지애드스포츠를 통해 "오늘 마지막까지 집중한 것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작년 겨울 전지훈련에서 열심히 훈련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샷감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집중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는, "그 결과 좋은 성과로 이어져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기쁨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새로운 샤프트와 퍼터를 사용한 것이 주효했다는 김효주는 "좋은 샷감과 함께 시너지 효과가 난 덕분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LPGA에서 17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한 그는 "아직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해 너무 뿌듯하다"며 언제나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우승은 김아림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올해 두 번째 LPGA 투어 우승이다. 김효주는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의 상승 흐름에 좋은 기폭제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fineview@newspim.com 2025-03-31 14:44
안다쇼핑
`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