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책임연구원·강서희 선임연구원·한송이 선임연구원 인터뷰
"내가 만든 기술이 상용화돼 인류에게 도움 되길…자부심 느껴"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아이큐어비앤피가 약물전달플랫폼을 기반으로 바이오베터(Biobetter, 개량 신약) 분야의 새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아이큐어비앤피는 아이큐어가 바이오 약물전달기술을 전략적으로 특화, 지난 2016년 설립했다. 설립 4년을 갓 넘긴 회사지만, 아이큐어비앤피에는 15건의 특허를 바탕으로 시장을 석권할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개발 품목들이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신생 바이오업체라고 하기에는 괄목한 만한 성장이다.
모회사인 아이큐어의 피부 약물전달플랫폼 기술을 이어받은 아이큐어비앤피는 바이오인핸싱(Bio-Enhancing)을 통해 바트릭스(Batrix), 메트로믹스(Metronomix), 셀프릭스(Cellprix)라는 3가지 플랫폼 기술을 구축했다. 15개의 특허로 이뤄진 이 기술들은 지난 25일 열린 '2020 대한민국 기술사업화대전'에서 '국가과제 우수사례'와 '기술이전 우수사례'에 동시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큐어비앤피는 이들 기술을 기반으로 주사용 의약품(펩타이드, 항암제, 인슐린)을 대상으로 경구제 전환(경구 약물전달시스템)이나 비강 투여 및 약물 효력 증강(비강 약물전달시스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점막 투과 기술에 응용이 되기에 의료용 대마에도 기술 접목이 가능하다. 현재 점막을 이용해 스프레이 형태로 약물들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아이큐어비앤피는 블록버스터 항암제 2건, 비만 당뇨 치료제, 골다공증 치료제 등에 대해서 비임상을 진행 중이다. 2021년에는 2건의 임상이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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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큐어비앤피 김병수 책임연구원, 강서희 선임연구원, 한송이 선임연구원(위에서부터 시계 방향) [사진=아이큐어비앤피] |
뉴스핌은 아이큐어비앤피의 성공가도를 이끄는 핵심 연구인력 3인방을 이대목동병원에 위치한 회사 연구소에서 최근 만났다. 김병수 책임연구원과 강서희 선임연구원, 그리고 한송이 선임연구원이 그들이다.
제제팀장을 맡고 있는 김병수 책임연구원은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시작해 한국콜마, 현대약품 등을 거치며 제제기술 기반과 특허기획에서 14년간의 연구경력이 있다. 주요 업무는 기술 분석과 경구제 및 비강제 제제 연구, 특허를 통한 산업화의 라이프 사이클 매니지먼트(Life Cycle Management)다.
강서희 선임연구원은 약리연구1팀장을 맡고 있다. 국립암센터 등을 거치며 약리연구에 매진한 지 6년차에 접어든 베테랑이다. 약리 및 제형 연구를 통해 동물 효능 실험이 주 업무다.
약리연구2팀장 한송이 선임연구원은 삼성서울병원의 난치암 연구센터를를 시작으로 서울아산병원과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 항암연구 및 비강 투여에 대한 동물 효능을 실험해 왔다. 역시 6년차 베테랑이다.
이들 3명의 핵심 팀장들은 약물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를 충족시킬 수 있는 분야에서 연구를 하고 싶다는 이유로 아이큐어비앤피에 합류했다. 약물의 효능실험 또는 유전자 수준에서의 항암 연구가 아니라 개발 물질이 상용화돼 실질적으로 인류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철학도 합류 결정에 한몫했다.
한송이 선임연구원은 "병원 등에선 주로 논문 위주의 실험, 연구를 하게 된다"며 "내가 만든 기술이나 약물이 결과물로서 상용화되는 것을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큐어비앤피 합류가) 잘한 선택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을 포함, 아이큐어비앤피에는 장관영 최고기술경영자(CTO) 아래 10여 명의 연구원이 신약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장관영 CTO는 이달 1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0 신기술 실용화 촉진대회'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아이큐어비앤피 연구원들은 획기적인 세포 내 약물전달기술을 확보해 항암제와 노인성 질환 파이프라인(비만, 당뇨, 골다공증)에 플랫폼을 접목하고 있다. 그 성과로 아이큐어비앤피는 올 한 해에만 블록버스터 약물들에 대해 경구제 관련 3건, 비강제제 관련 2건 등 신규 특허 5건을 출원했다. 의료용 대마를 포함한 연구 및 비임상 또는 특허전략 국가과제도 5건 진행 중이다. 아이큐어와 함께 개발한 보툴리눔 펩타이드 적용 기술은 지난 7일 열린 '2020 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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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큐어비앤피 김병수 책임연구원, 강서희 선임연구원, 한송이 선임연구원(왼쪽부터) [사진=아이큐어비앤피] |
아이큐어비앤피의 기술 개발 성과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021년 아이큐어비앤피는 비임상이 완료된 항암제 2건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 공동 임상을 진행할 글로벌 파트너 회사를 찾을 계획이다. 아울러 비만과 당뇨, 골다공증 펩타이드 의약품에 대한 비임상을 진행한다.
또한, 아이큐어비앤피는 내년에 의료용 대마를 포함한 비강 제제 및 펩타이드 약물들에 대해 제제를 완료, 특허 4건을 출원할 예정이다. 투여 경로 변경을 완벽히 갖췄기에 적용 가능한 약물들이 다양하고, 세포 내부로 필요한 약물을 직접 전달할 수 있기에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이큐어비앤피의 연구원들은 이들 기술을 토대로 원큐어젠과 함께 펩타이드 항암제 신약을 만들고 있다. '약물전달플랫폼'은 약물을 효율적으로 지속 공급하게 할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맞는 투여 경로를 선택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존 시장의 변혁을 일으킬 수 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 있다는 기대다.
장관영 CTO는 "(경구제는) 주사제에서 생길 수 있는 독성 및 부작용 반응을 줄일 수 있다"면서 "적은 용량으로도 원하는 효능을 가질 수 있기에 충분히 제형 변경을 통한 '게임 체인저' 탄생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아이큐어비앤피는 플랫폼 기술을 통해 파이프라인을 확장, 2023년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5년 이내 기업공개(IPO)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병수 책임연구원은 "과학자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아이큐어와 아이큐어비앤피는 20여년간 연구한 약물전달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블록버스터 약물들과 K-Bio 신약의 주역으로 글로벌 시장에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