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부담률 10% 상품 가입기준 완화
보험료 할증률 최대 30%→50% 인상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앞으로 농작물재해보험 상품이 다양해지고 보장수준도 높아진다. 기본요율 산정단위도 시군에서 읍면으로 세분화되고 자기부담률이 10%인 재해보험의 가입기준도 완화된다. 다만 손해평가 결과 특이사항이 발견된 농가에 대해서는 보험가입 시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재욱 차관 주재로 농업재해보험심의회(영상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농작물 재해보험 제도개선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물에잠긴 임실지역 농작물 [사진=전북도] 2020.08.08 lbs0964@newspim.com |
농작물재해보험은 지난 20년간 품목·대상지역 확대 및 보장수준 개선 등을 통해 꾸준히 가입이 증가했다. 올해는 전체 농가 중 44만1000여 농가(45.1%)가 가입하면서 역대 최고 가입률을 달성했고, 지급된 보험금도 1조267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자연재해 급증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 증가로 2017년에는 84.9%였던 손해율이 2018년 111.4%, 2019년 186.2%, 2020년 150.3% 등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보험료 지속 인상, 국가재보험 부담 확대 등 농가와 국가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그간 토론회, 간담회 등을 통해 농업계와 관련 전문가의 의견수렴을 거쳐 ▲보험료 부과체계 ▲보험 선택권 ▲농작물재해보험 관리체계 강화 등 농작물재해보험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농식품부는 기본요율 산정단위를 시군에서 읍면으로 세분화해 일부 읍면의 높은 손해율이 해당 시군 내 모든 가입자의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내년 시행준비를 거쳐 2022년부터 사과, 배 보험의 요율 산정단위를 읍면으로 세분화하고, 벼 등 다른 품목으로 대상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5년 이내 누적손해율에 따라 부과되는 할증률이 최대 30%에서 50%로 인상된다. 재해보험의 경우 누적 손해율 120% 이상이면 보험료가 할증되고 80% 이하면 할인되는데, 5년 누적손해율이 500%가 넘는 경우에도 할증률이 3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할증폭을 상향조정해 개인별 손해이력에 따라 적정 수준의 보험료가 부과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자기부담비율이 10%인 재해보험의 경우 가입기준을 '3년 연속 가입 및 누적손해율 50% 미만'에서 '3년 연속 가입 및 누적손해율 100% 미만'으로 완화한다. 최근 재해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한 조치다. 아울러 사과·배·단감·떫은감 등 과수4종의 적과전 70% 보상형 상품 가입기준을 완화하고, 가입자별 특성에 따라 보험상품을 합리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특약을 다양화한다.
보험혜택이 늘어나는 만큼 일부 보험가입자의 도덕적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됐다. 인수심사 및 손해평가 결과 특이사항이 발견되는 농가에 대해 단계별 검증을 강화하는 한편, 농작물재해보험의 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보장수준과 요율 등이 조정할 수 있도록 단계별 관리매뉴얼을 마련한다.
김정희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그간 보험의 저변 확대를 위한 양적확장을 이루어 왔다면, 이제는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내실을 기할 때"라며 "제도개선사항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한편, 지역별 설명회 등을 통해 농업인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충실히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