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동 "원샷 경선 안돼…안철수 이름값에 묻히는 후보 없어야"
이혜훈 "좋은 후보 많아져 환영…딘일화 방안 지도부 고심할 것"
조은희 "안철수, 입당 후 경선 치러야…대선 불출마 선언 촉구"
이종구 "국민의힘 경선 들어올 것…시기는 당 지도부가 정해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기존 야당 후보들이 환영의 뜻을 전하면서도 견제구를 날리는 모양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우선 안 대표가 제시한 야권단일화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보냈다. 내년 4월 야권의 단일후보로 서울시장 선거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데 궤를 같이했다.
그러면서도 안 대표를 향해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선에도 출마한 바 있는 안 대표가 높은 국민적 인지도를 등에 업고 승부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21 kilroy023@newspim.com |
안 대표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야권의 후보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공정한 경쟁만 된다면 어떤 방식도 좋다"고 전했다.
◆ 김선동 "'원샷' 경선 안돼, 3단계 경선 통해 '임영웅' 발굴해야"
국민의힘도 안 대표의 출마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앞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선동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서 입장을 분명히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대표의 이름값이 서울시장 경선에 중심이 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야당 후보들과 정책과 비전 등에 대한 경쟁을 제대로 해서 안 대표가 갖고 있는 컨텐츠를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며 "서울시를 위한 진짜배기 일꾼이 누군지 판가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안 대표가 처음부터 국민의힘 경선에 뛰어드는, 이른바 '원샷' 경선을 치르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당 지도부에서 3단계 경선 룰을 정해야 한다. 먼저 느슨한 컷오프 룰을 적용해 당원 100% 투표로 후보를 선정한 뒤 여론조사 50%, 당원 50%로 2명을 뽑아야 한다"며 "이 단계에 도달하기까지 안 대표가 유의미한 후보로 남아있다면 여론조사 100% 투표를 실시해 야권의 단일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에 미스터트롯의 스타 '임영웅' 같은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 대표의 이름값 때문에 기존 후보들이 묻히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혜훈 전 의원 역시 안 대표에 대해 "좋은 후보가 한 사람이라도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전했다.
이 전 의원은 "(경선에 대한) 두 가지 가능성이 열려있는 것 같다. 안 대표가 밖에서 아웃복싱을 하며 남아있다가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면 단일화를 이루는 방식과 처음부터 국민의힘 경선에 합류해 같이 경쟁하는 것"이라며 "다만 어떤 것이 더 효과적일지 모르겠다.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가 2011년 당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후보 단일화 방식을 추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야권 후보들. 왼쪽부터 김선동 전 사무총장, 이혜훈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이종구 전 의원. [사진=뉴스핌DB] 2020.12.21 taehun02@newspim.com |
◆ 조은희 "안철수, '입당 후 경선' 치러야…국민들에게 대선 불출마 선언하라"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안 대표가 '입당 후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구청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입문 10년 동안 한 번도 경선하지 않고 꽃가마 탄 특권의식이나 이번에도 경선 없이 쉽게 가고 싶은 '꽃철수'는 안 된다"며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하겠다면 제1야당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공정하게 경선을 치르는 것이 정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찰총장 등 다른 대선 주자들에게 지지도가 미약해서 대권가도가 여의치 않으니 우회로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당당하게 밝혀야 한다"며 "서울시정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지금'만이 아니라 차기든, 차차기든 대선 도전의 꿈은 완전히 버린다고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종구 전 국민의힘 의원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의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가 출마하기 위해선 결국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며 "다만 안 대표가 합류하는 시기는 당 지도부에서 결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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