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사과 의지 확고...9일·13일에서 2차례 연기
당내 논란에 원내 존중...'혁신 부족 반성' 메시지 관측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태책위원장이 주호영 원내대표와 최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대국민 사과문 초안 내용을 공유했다.
당 내 영남권·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과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시점에서 원내 지도부와의 소통을 통해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비대위 한 관계자는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난 주 정도 두 분이 사과문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안다"며 "발표 시점은 원내 필리버스터 투쟁을 마치고 여론의 주목을 받을 시점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오후 더불어민주당의 공수처법 강행처리와 관련한 긴급기자회견을 위해 주호영 원내대표와 함께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2020.12.08 kilroy023@newspim.com |
김 위원장은 당초 4년 전 국회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의결했던 지난 9일 사과문을 발표하려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에 맞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 토론)이 시작되자 한 차례 미뤘다.
한 차례 미룬 이날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가정보원법 필리버스터가 나흘 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원내 지도부를 '무시하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다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사과 의지는 변함없이 확고하다. 국민의힘 취약 지지기반인 중도층과 젊은 세대를 흡수하고, 국민들에게 당이 변화했다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그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 한 지난 6월부터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당의 공식적 사과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공언해 왔다.
그러나 당 내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8일 국민의힘 3선 중진 의원들은 김 위원장을 찾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된 대국민 사과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들은 "지금 시점에서 두 전직 대통령들의 공과를 비대위원장이 직접 나서 발표하는 것은 MB·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시인하게 되면서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한 지지 의견도 만만찮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년 전 오늘 국회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의결했다"며 "그 뒤 4년 동안 우리 당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 온몸을 던져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하태경·곽상도 의원도 김 위원장 방침에 동의하는 메시지를 냈다.
김 위원장은 당 내 논란에도 필리버스터라는 원내 이슈가 마무리되는 이번 주 혹은 늦어도 다음 주 중에 사과문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종인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공유한 사과문 초안에는 두 전직 대통령을 대신한 사과가 아닌 여전히 혁신하지 못해 나라가 위기에 빠지게 했다는 당 차원의 반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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