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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에 지구촌 경제가 침몰 위기를 맞으면서 월가는 물론이고 기업의 투자 심리도 얼어 붙었지만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없지 않다.
특히 완구 사업으로 성공 신화를 세운 홍콩의 억만장자 프란시스 초이의 최근 도전에 세긴의 조명이 집중됐다.
지난 1972년 25세의 나이로 완구 사업에 뛰어든 뒤 교육과 부동산 개발, 액세서리 유통 등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며 66억달러의 자산을 축적한 그가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부문은 소위 그린 플라스틱이다.
지난 2년간 그는 중국에 1억달러를 투자해 5층짜리 생산라인을 세우고 바이오 플라스틱 물질 뉴플라스티큐(NuPlastiQ)에 기반한 친환경 제품 생산에 본격 나섰다.
미국 아이다호 소재 바이오로지큐(BioLogiQ)와 조인트벤처를 출범시키는 등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제품 개발을 위한 그의 행보는 공격적이다.
수 십년 간 숱한 위기를 이겨낸 73세의 기업가는 미국 투자 매체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그린 플라스틱이 앞으로 거대한 비즈니스로 성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슈퍼에서 물건을 담아 주는 비닐백부터 일회용 팩과 각종 용기까지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을 친환경 소재로 생산, 극심한 환경 문제를 개선시킨다는 것이 비즈니스의 골자다.
아이보리 코스트를 뒤덮은 플라스틱 쓰레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인류가 플라스틱을 개발해 사용한 것은 1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일으킨 패해는 인류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
플라스틱 쓰레기 처리 과정에 발생하는 각종 유해 물질이 대기를 오염시키고,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은 소위 미세 플라스틱 형태로 각종 어패류와 생선에 침투해 최종 소비자인 인간에게 각종 질병을 일으키고 있다.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상당수의 기업들이 친환경 소재 개발에 나섰고, 정부 차원의 플라스틱 사용 통제도 활발해지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홍콩의 억만장자가 앞으로 크게 성장할 시장으로 지목한 그린 플라스틱의 실제 사업성은 어떨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70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간 관련 시장이 매년 16% 성장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플라스틱 제품의 인체 유해성이 속속 드러나면서 웰빙의 추구하는 소비자들 사이에 안전한 소재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
아이들의 완구부터 주방 제품, 각종 일회용 용기와 사무 용품, 전자제품과 의류까지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종류와 양은 어마어마하다.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의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이 거대하다는 주장이 터무니 없지 않다. 실제로 맥도날드가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2025년까지 모든 식품 용기를 재생 소재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고, 뉴욕의 대형 슈퍼마켓은 비닐 봉지 사용을 금지하고 일회용 장바구니 이용을 권고하는 등 기업들 사이에 변화가 두드러진다.
물론 소재와 제품 개발에 막대한 초기 비용이 발생하지만 길게 볼 때 유망한 투자처라는 의견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쉬운 점은 관련 종목을 매입해 그린 플라스틱 트렌드에 참여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
프란시스 초이가 이끄는 기업을 포함해 관련 사업에 뛰어든 업체 가운데 상당수가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았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유럽 기업 가운데 그린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사례가 없지 않지만 전체 사업 부문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이어서 관련 시장의 고성장에 따른 반사이익을 온전하게 기대하기 어렵다.
몇 안 되는 투자 기회 중 한 가지가 바스프(Basf)다. 세계 최대 규모인 독일 화학 업체인 바스프는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사업 부문을 출범시키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나섰다.
관련 비즈니스의 2023년 예상 매출액은 60억달러. 지난해 전체 매출액의 10%에도 채 못 미치는 수치다.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이 바스프의 전반적인 실적을 개선시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고, 투자자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네덜란드의 그린 플라스틱 업체 아반티움(Avantium)은 YXY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산업용 설탕을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 소재 폴리에틸렌 후라노에이트(PEF)를 생산한다.
실적은 아직 부진하다. 지난해 매출액이 1300만유로에 그쳤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수익성이 확인될 때까지 아반티움의 뉴욕증시 입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영국 업체 바이오움 테크놀로지(Biome Technology)는 런던 증시에 상장된 바이오 케미칼 업체다. 사업 부문은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바이오움 바이오플라스틱과 무선 주파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넬코 RF 테크놀로지 등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됐다.
캐나다 벤쿠버에 소재한 굿 네이처드 프로덕트(Good Natured Product Ltd)는 앞으로 뉴욕증시 상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 볼 만한 기업이다.
토론토 벤처 거래소(TSXV)에 상장된 업체는 플랜트 기반의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한다. 환경호르몬인 BPA가 검출되지 않는 플라스틱 제품도 업체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higrace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