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온라인 간담회
"인천공항 슬롯 점유율 40%, 독점 아냐"
"통합 후 브랜드는 기존 브랜드 유지"
"통합 LCC 인천·부산 동시 발전해야"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절차가 본격화된 가운데 대한항공은 내달 14일까지 우리나라를 비롯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합쳐지는 '통합 LCC'는 인천과 부산을 고루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2조5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동의로 원만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통합 MRO(항공정비) 법인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별도 법인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일 오후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와 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2020.02.10 dlsgur9757@newspim.com |
◆내달 14일 기업결합 신청, 3월 17일 통합계획안 작성
대한항공은 우선 내년 3월 17일까지 아시나항공 통합계획안을 작성해야 한다. 남은 3개월 간 집중적인 실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각 분야별로 워킹그룹을 구성했다. 우기홍 사장은 "대한항공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재무, 자제, 법무 등 모든 분야를 살펴볼 계획"이라며 "회계법인, 법무법인도 참여해 아시아나그룹사도 동시에 실사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기업결합심사는 내달 14일까지 신청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법무법인을 선정해 기업결합심사 절차에 돌입했다. 우기홍 사장은 기업결합 승인이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 사장은 "인천공항의 슬롯 점유율은 여객, 화물 포함 약 40%로, 지방공항까지 합하면 이보다 더 낮다"며 "일부 장거리 노선을 제외하면 독점 이슈는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있으나 완전 별도로 운영되고 대한항공-아시아나와 경쟁하는 구조로, 시장 점유율에 포함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과거 기업결합 승인이 되지 않은 곳은 것의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 후 브랜드는 기존 브랜드를 유지하기로 했다. 우 사장은 "기존 하나의 브랜드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제3의 신규 브랜드로 가기에는 시간과 투자비용 상 적절치 않다"고 언급했다.
통합 LCC는 인천과 부산을 두루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을 찾는다. 우 시장은 통합 LCC가 부산에 본사를 이전해야 한다는 질문에 "진에어와 에어서울은 인천, 에어부산은 부산 중심"이라며 "세 회사가 통합되면 한 곳이 아니라 부산과 인천을 동시에 발전시켜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지방 공항에도 에어부산을 적극적으로 운영토록 할 계획"이라며 "본사 부산 이전 요구는 관련 기관, 주민, 경영진이 충분히 협의해서 풀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주주들 대한항공 유상증자 동의할 것, MRO 통합은 없다"
우 사장은 2조5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찬성으로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 봤다.
우 사장은 "내달 6일 주총에서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며 "아시아나 인수가 코로나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점을 주주들도 잘 이해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참여율도 좋아 주총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사 항공사 통합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우 사장은 "스케줄이 좋아져 환승 수요 여객 등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고, 화물 판매 강화, 항공기 가동률 제고 등으로 화물 수익 증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임차 중인 항공기를 구매로 돌리고, 정비비, 조업비, IT비용, 시설운영비 등은 규모의 경제로 상당히 많은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신용등급이 올라가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이자비용 절감도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RO 통합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우 사장은 "대한항공은 아직 MRO 별도 법인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LCC 3사가 통합되면 자체 물량만 상당해 현재 정비 조직을 잘 활용하면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은 엔진 수리, 기체 수리 등 자체 능력 갖추고 있어 아시아나,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해외로 나가는 정비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2020.11.25 dlsgur9757@newspim.com |
◆"송현동 부지 연내 매매계약 체결, LA윌셔그랜드센터도 매각 검토"
송현동 부지와 LA윌셔그랜드센터 등 자산 매각에 대한 입장도 전했다. 현재 서울시와 이견으로 매매계약 체결이 중단된 송현동 부지는 연말까지 매매계약 체결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LA윌셔그랜드센터는 당분간 유지하며 매각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우 사장은 "미국의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지 않아 미주 전 지역에 호텔 등 숙박 관련 자산 가격이 상당히 내렸다"며 "연말 이전에 리파인낸싱을 통해 대한항공의 대여금 일부를 환수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 사태로 내년 사업 전망도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여객 수는 지난해 대비 상반기 70%, 하반기 60%, 연간 65% 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 봤다.
우 사장은 "화물은 올해 상당히 수지가 좋아 여객 손실을 만회했으나 내년에는 각 항공사들이 화물 공급을 늘려 화물요금 인상이 완화되는 추세가 올 수 있다"며 "화물도 올해보다 특수 상황이 진정되는 것을 가정하고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