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2015∼2019년 심리 부검 면담 분석결과 발표
자살사망자 88.9% 정신건강 문제…우울장애가 64.3%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최근 5년간 자살사망자 10명 중 9명이 '주변을 정리한다'라는 행동적 경고신호를 사먕 3개월 이내에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자살사망자의 88.9%가 정신건강 관련 문제를 갖고 있었고 이 중 우울장애가 64.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중앙심리부검센터와 함께 27일 '2020년 심리부검면담 결과보고회'를 통해 최근 5년(2015~2019년) 심리 부검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5년간 자살사망자 566명의 유족 683명에 대한 심리 부검 면담을 시행한 결과다.
자살 경고신호 유무 및 주변인의 인지 [자료=보건복지부] 2020.11.27 fedor01@newspim.com |
전체 자살사망자 566명 중 남성은 384명(67.8%), 여성은 182명(32.2%)이었고, 연령별로는 30~50대 비율이 67.1%로 가장 높았다. 사망 전 고용상태를 조사한 결과 피고용인 226명(39.9%), 실업자 137명(24.2%), 자영업자 98명(17.3%) 순서로 나타났다.
사망 당시 혼자 거주하고 있던 자살사망자는 96명(17.0%)으로 이 중 36명(37.5%)이 34세 이하 청년층이었다. 이는 34세 이하 자살사망자(160명)의 22.5%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심리 부검 대상자 중 35.2%는 사망 전 1회 이상 자살 시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별로는 여성 자살사망자의 45.6%, 남성 자살사망자의 30.2%가 해당한다.
자살사망자 566명 중 529명(93.5%)이 죽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 주변 정리, 수면 상태 변화 등 사망 전 경고신호를 보였다. 하지만 이를 주변인이 인지한 경우는 119명(2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변을 정리한다'라는 행동적 경고신호는 91.2%가 사망 3개월 이내에 보였다. 사망 전 1주일 이내에 이러한 경고신호를 보인 경우도 47.8%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령별로 보면, 34세 이하는 외모 관리 무관심·신체적 불편감, 35~49세는 인간관계 개선·대인기피, 50~64세는 식사상태 및 체중 변화, 65세 이상은 소중한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행동 변화를 주로 보였다.
사망 전 3개월 이내 세부 경고신호가 관찰된 자살사망자 수 [자료=보건복지부] 2020.11.27 fedor01@newspim.com |
정신건강전문가의 구조화된 면담, 정신과 치료 이력 확인 등을 통해 자살사망자 생전의 정신질환 문제를 추정한 결과 전체 심리부검 대상자 중 88.9%가 정신건강 관련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이 중 우울장애가 64.3%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정신질환으로 치료나 상담을 받은 자살사망자는 51.8%에 불과했고 정신과 약물을 복용했던 경우는 46.6%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 밖에 가족관계(63.3%), 경제적 문제(59.4%), 직업(58.5%) 등과 관련해 자살사망자 한 사례당 평균 3.8개의 생애 스트레스 사건이 사망 당시까지 순차적 혹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리 부검 분석결과, 사망자 생존 당시 가족 중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로 사망한 구성원이 있는 비율은 45.8%로 나타났다. 자살사망자와 가족의 관계를 보면, 부모(26.3%), 형제자매(22.0%), 자녀(10.8%)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신건강 문제를 보이거나 해당 문제로 치료·상담을 받은 가족이 있었던 자살사망자는 68.2%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리 부검 면담 참여 유족의 93.3%는 사별 이후 일상생활에 변화를 경험했는데, 변화의 내용은 정서상의 변화 93.4%, 대인관계 변화 70.4%, 행동 변화 69.6% 순으로 나타났다. 중증도 이상의 우울 상태인 유족은 62.2%, 음주 문제 가능성이 있는 유족의 비율은 38.4%로 확인됐다.
염민섭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심리 부검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자살까지 이르는 길목을 차단할 수 있도록 근거기반의 촘촘한 자살예방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