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1위 신영밸류고배당서 4400억 빠져나가
수익률 1위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도 순유출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올해 증시가 오르며 액티브펀드에서도 기회가 커졌지만 투자자들의 액티브 펀드 기피 현상이 점점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액티브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3.37%에 달했지만 설정액은 연초 이후 4조3320억원 빠져나갔다.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설정액이 큰 액티브펀드에서는 모두 대규모 순유출이 일어났다. 국내 액티브 펀드 중 설정액이 가장 큰 신영밸류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은 연초이후 4429억원의 설정액이 빠져나갔다. 액티브 펀드 전체를 통틀어 순유출 규모가 가장 컸다.
설정액 2위인 신영마라톤증권자투자신탁에서는 2105억원 순유출됐고, 설정액 3, 4위인 하나UBS인Best연금증권투자신탁과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전환형투자신탁에서는 각각 783억원씩 설정액이 빠져나갔다.
수익률 상위 펀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액티브펀드에서도 투자자들은 자금을 거두어들였다. 일부 순유입된 펀드도 있지만 순유출에 비해 규모는 크지 않았다.
연초이후 수익률이 가장 높은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1호는 올들어 50%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연초이후 319억원이 순유출됐다.
연초이후 45%의 수익률을 올린 KTBVIP스타셀렉션증권자투자신탁과 41% 수익률을 올린 미래에셋코스닥혁신성장증권자투자신탁은 각각 67억원이 순유입되고 30억원이 순유출됐다.
우리중소형고배당1호는 연초이후 40.60% 수익률을 올렸으나 409억원이 순유출됐다.
펀드의 성과와 관계 없이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면서 운용업계는 위기에 빠졌다. 일부 펀드에서는 몰려드는 환매로 인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투자 종목을 손절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증시에서 기회가 커지자 투자자 대부분이 펀드보다 직접투자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펀드 기피현상이 심화될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특히 최근 잇단 사모펀드 사고가 전체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저하한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환매중단된 옵티머스 펀드가 정치권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을 키웠다는 것이다.
한 대형 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고의 경우 부서 간 견제가 작용하지 않아 사고가 일어날 수 있지만 규모가 있는 운용사는 리스크 관리 팀이 감시와 견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려하는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거의 없다"며 "직접투자 경향이 강해지는 것도 있지만 오해로 인해 일반 펀드까지 외면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