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점 입자 이동성 가장 증가…군대 같은 집합적 현상 관찰
[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액체에서 유리로 변하는 입자의 움직임을 최초로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스티브 그래닉 단장(UNIST 화학과 특훈교수)과 보리 선임연구원이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와 함께 액체가 단단한 유리로 변하는 임계점에서 유리 입자의 움직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유리의 입자 배열은 액체와 비슷하다. 우리가 아는 유리는 높은 온도에서는 액체였다가 온도가 내려가면서 유리가 되는데 특정 임계온도부터 유리의 특징인 높은 점성이 나타난다.
임계점에서 집합적으로 움직이는 유리 입자[사진=IBS] 2020.11.10 memory4444444@newspim.com |
유리가 단단해지는 이유는 주변 입자들에 둘러싸이며 입자가 움직이지 못하는 '케이지 형성(cage formation)'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입자들의 케이지 형성이 실제로 관찰된 적은 없었다.
이에 연구진은 개별 입자를 자극해 임계점에서 입자의 이동성 증가와 집합적인 움직임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진은 개별 콜로이드 입자를 자극할 수 있을 만큼 강하고 집중된 펨토 초 레이저를 개발해 레이저로 입자 한 개를 자극한 뒤 주변 입자들로 움직임이 퍼져나가는 양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임계점에서 입자 이동성이 가장 증가하며 케이지 형성의 특징인 집합적 움직임을 나타냄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임계점에서 입자들이 가장 많이, 멀리 이동함을 관찰했다. 임계점에서 입자들이 움직이기 쉬운 즉 변형되기 쉬운 상태임을 처음 규명한 것이다.
연속적이고 개별적으로 움직이던 입자들이 임계점에서는 군대처럼 집합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관찰했다. 이는 연속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던 유리 입자가 케이지 구조를 만들었다는 의미다.
평면의 유리 입자들을 레이저로 자극하는 모식도와 사진[사진=IBS] 2020.11.10 memory4444444@newspim.com |
이번 연구로 유리 전이가 서서히 일어난다는 기존 관념을 뒤집고 임계점에서 입자가 움직이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함을 밝혔다.
또 유리를 근본적인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게 돼 향후 유리에 새로운 성질을 부여하는 신소재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보리 선임연구원(제1저자)은 "첨단 산업에 중요한 물질인 유리의 케이지 형성 원리는 오랫동안 밝혀지지 않았다"며 "레이저를 이용해 유리 시스템 속 입자 하나를 튕길 수 있었고 유리 입자의 움직임 변화를 포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2일 게재됐다.
memory44444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