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미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으로 대선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크게 강화됐다.
10년 만기 수익률이 14bp(1bp=0.01%포인트) 급등하면서 0.9%대를 돌파했다. 지난 3월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장기물 위주로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수익률 곡선은 2018년 2월 이후 가장 가팔라졌다.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차이는 78.3bp로 확대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2bp 상승한 0.935%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수익률은 11bp 상승한 1.717%에 거래됐다.
정책 금리에 특히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0.8bp 상승한 0.173%에 거래됐고, 5년물은 6.1bp 오른 0.431%, 6개월물은 0.1bp 오른 0.108%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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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앤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이 임상시험에서 90%의 감염 예방률을 보였다는 예비 결과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백신 관련 소식이 팬데믹과의 싸움에서 중요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고, 유럽과 미국 채권 시장에서 매도세를 촉발했다.
FHN파이낸셜의 짐 보겔 수석 금리 전략가는 "오늘 백신 뉴스가 엄청난 안도감을 제공하지만 다음 결과는 불명확하고 시점을 예상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소식이 들린 첫날 채권 시장의 반응은 적절해 보이는 반면 주식은 약간 앞서갔다"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의 당선으로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도 채권 수익률 상승을 이끌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코로나19 대책과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발표하면서 정권 인수 절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1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종가인 0.82%에서 0.954%로 급등했다. 장중 0.975%까지 올라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역시 전장 1.598%에서 1.749%로 급등했다. 장중 1.767%를 터치하며 역시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시포트 글로벌 홀딩스의 톰 디 갈로마 매니징 디렉터는 10년물은 1%대, 30년물은 1.75%~1.80%대에서 낮은 가격에 사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 30년물이 심하게 과매도 됐다고 평가했다.
1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TIPS)는 -0.743%로 지난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금요일 -0.831%에서 큰 폭 오른 -0.77%에 마쳤다.
이날 재무부는 540억달러 규모의 3년 만기 국채를 0.25%에 발행했다. 응찰률은 2.4배로 지난달 2.44배와 평균치 2.44배를 모두 밑돌았다. 액션 이코노믹스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이번 하락은 경매 물량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