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획자, 업체당 1억3000만원 투자
'창업초기와 스케일업'연결로 벤처생태계 활성화
[서울 = 뉴스핌] 박영암 기자 = #다음 공동창업자인 이택경씨가 2013년 설립한 스타트업 투자전문회사인 매쉬업엔젤스. 이 회사는 2017년12월 초유로 화장품을 생산하는 팜스킨에 1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시장분석 경영전략 네트워킹 등 성장에 필요한 컨설팅 등도 제공했다. 벤처투자사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도 열었다. 이같은 지원덕분에 팜스킨은 벤처캐피탈 등에서 80억원을 추가 유치했다.
10일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에 따르면 매쉬업엔젤스처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보육을 전담하는 300번째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로 (유)케이아이엠씨(대표 김태호)가 등록했다. 2017년 1월 (주)아이빌트가 1호로 등록한지 4년만에 300번째 창업기획자가 이름을 올렸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
(유)케이아이엠씨가 300번째로 등록했지만 창업기획자를 겸업하던 창업투자사(벤처캐피탈)중 일부가 면허를 반납해서 290개사가 활동중이다. 이들 290개 창업기획자의 평균 자본금은 5억9000만원이다. 보육공간 491.4㎡과 전문인력 2.7명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이 투자하고 보육중인 스타트업은 2.3개사로 집계됐다.
중기부에 따르면 창업기획자는 2017년이후 올해 9월까지 1703개 스타트업에 2253억원을 투자했다. 창업초기 업체에 평균 1억3000만원을 투자한 셈이다. 벤처투자법에 따르면 창업기획자는 자본금의 40%, 개인투자조합의 50%, 벤처투자조합의 40% 이상을 창업 3년 이내 스타트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창업기획자로부터 투자받은 1655개 스타트업은 총 7013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투자 전‧후 업체당 평균 고용과 매출도 각각 4.2명(6.3명→10.5명)과 2억6000만원(2억8000만원→ 5억4000만원) 증가했다.
창업기획자가 투자한 스타트업을 업종별로 세분하면 정보통신기술(ICT)서비스 30.2%가 가장 많다. 다음으로 ▲바이오·의료 22.1% ▲정보통신기술(ICT)제조 12.7% ▲문화·콘텐츠 8.0% 순이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
창업기획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이후 총403건의 후속투자에 성공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신약개발 스타트업인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를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창업기획자 ㈜슈미트에서 두차례 투자를 받은 후 올해 7월 벤처캐피탈에서 200억원을 유치했다.
창업기획자는 총12건의 인수합병(M&A)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했다. 창업기획자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인공지능기반 피부암 진단·치료기술을 보유한 스페클립스에 지난해1월 1억원을 투자했다. 스페클립스가 지난해 11월 400억원에 ㈜셀리턴에 400억원에 인수합병되면서 초기 투자금을 9개월에만에 높은 수익률로 회수하는데 성공했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
창업기획자 소재지를 보면 수도권 66.1%, 비수도권 33.9%이다. 수도권(89.7%)에 집중된 창업투자사보다 비수도권 비중이 높아 지역 벤처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창업기획자의 증가는 창업투자자 저변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들은 창업초기와 성장단계를 연결하는 투자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벤처투자촉진법 제정으로 창업기획자에게 벤처투자조합 결성이 허용돼 벤처투자시장에서 더욱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해다.
pya84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