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티콘 수신자가 매장에서 사용 안 하면 수수료 정산 안 돼"
공정위 표준약관 무시하고, 최종 소지자 유효기간 내 환불 막아
카카오 "표준약관 해석 차이, 구매자에게는 환불 100% 해준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카카오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표준약관을 무시하고 카카오톡 '기프티콘' 선물을 받은 고객에게 10%의 환불수수료를 챙겨 논란이 이는 가운데 카카오가 무리하게 환불수수료 규정을 적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유효기간 내에는 기프티콘 소지자의 환불 요구를 막고 유효기간이 지나서야 10%의 수수료를 떼고 환불해주고 있어서다.
9일 카카오에 따르면 기프티콘은 수신자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물과 교환하거나 사용이 이뤄졌을 경우에만 카카오가 소상공인에게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선물을 보내는 발신자가 결제를 했다고 해서 곧바로 카카오가 수수료를 가져갈 수 없다.
문제는 카카오가 환불을 원하는 수신자에게 환불수수료 10%를 떼고 있는 것이다. 기프티콘이 매장에서 사용되지 않으면 카카오에게 돌아가는 수수료는 없는 대신 수신자로부터 환불수수료를 챙길 수 있도록 규정을 설정해놓은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왼쪽부터)수신자에게 유효기간 만료 전 환불 기능이 없는 카카오톡 기프티콘, 유효기간 만료 후 환불 기능이 생긴 기프티콘. [사진=김유림 기자] 2020.10.23 urim@newspim.com |
이를 두고 카카오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공정위 표준약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환불수수료 규정을 만든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나온다. 기프티콘이 실제로 사용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 고객들에게 불리한 규정을 적용해 수수료를 무리하게 챙겨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표준약관에 따르면 환불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는 신유형 상품권(기프티콘 등)의 '최종 소지자'가 가지며, 고객은 신유형 상품권의 구매일로부터 7일 이내에 구매액 전부를 환불받을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는 공정위 약관을 무시하고 기프티콘 최종 소지자가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환불을 당장 할 수 없고, 90일의 유효기간 만료 이후에만 환불 요청 기능이 생성되도록 하고 있다.
공정위 표준약관은 유효기간 경과 이후 환불 요청에 대해서는 구매 금액의 90%를 돌려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카카오의 현재 선물하기 기프티콘 약관은 오프라인에서 사용되지 않아 소상공인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수신자에게 10%의 수수료를 챙겨가게 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공정위 표준약관을 준수하고 있으며, 수신자의 유효기간 이내 환불을 고의로 막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프티콘은 매장에서 사용이 이뤄졌을 경우에만 카카오가 소상공인에게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 사업 구조 특성상 모든 모바일 상품권의 정산은 사용 발생시점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는 "소상공인에게 수수료를 못 받을까 봐 기프티콘 수신자의 환불수수료 장치를 걸어놓은 건 아니다"며 "공정위 표준약관에 대한 해석의 차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카카오는 결제자가 기프티콘을 수신자에게 보내고 나서 취소를 원할 경우 유효기간 내 100% 환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선물하기의 취지상 결제한 고객, 구매자에게 돌려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프티콘은 생일과 명절, 기념일은 물론, 평소 고마운 사람에게 마음을 표시하기 위한 용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톡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에게 선물을 전송할 수 있으며, 선물 주문 시 짧은 메시지 카드도 작성해 보낼 수 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