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헬스케어시대 앞당길 것"
[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동맥경화, 고지혈증, 심장마비 등 심혈관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15분 내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심혈관 질환을 간편하게 검사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 자동분석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바이오마커는 심혈관 질환 시 해당 단백질의 농도가 높아지는 마커 5종을 측정하는 기술로 △신호 증폭 기술 △고밀도 항체 고정화 기술 △회전 운동 기반 자동화 기술을 적용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자동 현장 분석 기기[사진=ETRI] 2020.11.03 memory4444444@newspim.com |
바이오마커는 체내 이상 징후를 알아낼 수 있는 물질로 DNA, 단백질 등 지표를 말한다. 심근경색증,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은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의 단계를 거쳐 발생하는데 혈액 내 약 30여가지 마커 중 심혈관 질환발병 시 증가한다고 알려진 CRP, D-dimer 등 5종 마커를 분석해 예측한다.
연구진은 마커를 감지하는 기술적 원리로 바이오칩 표면에 고정된 고밀도 항체가 시료(혈장) 내 바이오마커를 잡아 특정 파장의 빛으로 바이오마커를 인지, 검출하는 방식을 들었다.
분석기술의 핵심인 신호 증폭 기술은 바이오마커의 검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이다. 항체가 항원에 반응하면 광신호를 내는데 더 관찰하기 쉽게 신호를 키운다.
고밀도 항체 고정화 기술은 쉽게 관찰하지 못하는 낮은 농도의 단백질 검출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자동 분석 시스템 내 혈액 검사 전처리를 위한 원심분리 기능도 함께 구성했다. 연구진의 모듈을 활용하면 3분 이내에 1mL의 혈액 전처리를 완료해 쉽고 빠르게 바이오마커 측정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회전 운동 기반 자동화 기술을 바탕으로 시료 및 여러 모듈의 이동 거리를 최소화해 측정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편차 및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동일 샘플 연속 측정 시 측정값의 편차를 뜻하는 재현성(CV)은 3.4%로 측정됐으며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한 결과다.
기존 진단검사용 의료기기들은 글로벌 제조사들이 대형병원 검사용으로 제작해 부피가 크고 가격이 고가여서 보건소나 중소 병원 등 보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검사에도 2~3일이 소요되는 등 질병의 중증도 판단에 애로가 있었다.
연구진은 오는 2021년 임상실험을 통해 자동 분석 기술의 성능을 검증하고 시스템의 구조 설계를 최적화, 공간적 부담감을 줄이려 한다.
연구진은 자동 분석 기술에 사용되는 포획 및 검출 항체를 변경하면 심혈관 질환뿐만 아니라 암, 바이러스, 세균, 식중독 등과 관련된 질환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TRI 허철 진단치료기연구실장은 "의료현장에서 다양한 검사체를 쉽고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적정기술"이라며 "국내 산업체로의 기술이전 및 상용화 지원을 통해 질병 조기 예측과 상시 모니터링으로 국민 보건 증진과 스마트 헬스 케어 시대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대학교병원 건강검진센터장 정진규 교수는 "ETRI가 개발한 기술은 간편하게 심혈관 질환자를 선별하고 예비 심혈관 질환자까지 예측할 수 있어 심혈관 질환 관리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진단, 비만관리 등 다양한 의료현장에 활용되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TRI는 이 기술과 관련해 10여 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 완료했으며 SPIE 포토닉스 웨스트(Photonics West) 등 다수의 학회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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