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대통령 합당한 결정할 것"…靑, 확대해석 경계
전문가 "개각 1·2순위에 외교 언급…강 장관도 알 것"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정부 내각의 '원년멤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외 공관 직원의 잇따른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리더십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강 장관 스스로도 사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 장관은 특히 "지금 제 리더십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국민들께서 그렇게 평가하시고, 대통령께서도 그렇게 평가를 하시면 거기에 합당한 결정을 하실 것으로 생각이 된다"고 복잡한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으로 이른바 '11월 말, 12월 초 개각설'이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재외동포재단 등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를 받고 있다. 2020.10.26 leehs@newspim.com |
강 장관은 문재인 정부 최장수 장관이다. 10월 기준, 3년 4개월째 외교부 수장을 맡고 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K5'(강 장관이 문 대통령 임기 5년간 장관직을 유지한다는 조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 장관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을 계속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특히 코로나19라는 위기를 'K-방역'이라는 기회로 전환시켰다는 점이 주효 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러한 관측은 지난 7월 외교·안보 투톱인 국가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이 교체됐지만 강 장관은 자리를 지켰고, 최근 불거진 남편의 요트 구입 목적의 미국행 논란도 크게 '확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힘이 실리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일련의 상황에서 강 장관이 "리더십의 한계", "대통령의 합당한 결정"이라는 말은 한 것은 주목해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의원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정제되지 못한 발언이 나왔을 가능성이 있지만, 장관 스스로가 리더십 부재를 언급한 부분은 글자 그대로 조직 장악에 대한 한계에 봉착한 것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 아니냐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11월 말 12월 초 소폭 또는 중폭 개각이 예정됐다고 하면 1·2순위를 다투는 게 국토와 외교"라며 "이는 강 장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그러면서 "한미, 한일, 한중 현재 외교 부분에서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게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또 간간히 비위 사건도 발생하고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공부를 잘하는 게 아니다. 본인은 이미 어느 정도 마음의 정리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일각에서는 강 장관이 국감장에서 리더십의 한계 발언을 하면서 "이 자리에 있는 동안에는 성비위와 갑질의 근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겠다"고도 말해, 원론적인 답변일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청와대도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그간 청와대는 개각설이 불거질 때마다 "확인해줄 수 없다", "개각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원론적인 얘기로 보인다"며 "인사문제는 인사권자(대통령) 결정사항"이라고만 말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