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구글 지급 수수료, 애플 연간 수익의 14~21% 달해"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구글(Google, 나스닥: GOOGL)이 자사 검색 엔진을 애플(Apple Inc., 나스닥: AAPL)의 아이폰에서 우선 선택되도록 하면서 애플에 연간 80억~120억달러의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5일 구글이 2014년부터 자사 검색 엔진을 애플의 아이폰 기본 검색 엔진으로 지정되도록 하는 계약을 맺어왔으며, 구글이 지불한 수수료는 10억달러에서 시작해서 최근까지 최대 12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구글 로고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신문은 2014년 첫 계약에서 구글이 애플에 지불한 수수료는 10억달러(1조1300억원) 수준이었지만, 이후 계약이 바뀌면서 적게는 80억달러(9조원)에서 많게는 120억달러(13.5조원)를 지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구글이 지불하는 단일 비용 가운데 가장 큰 금액으로, 애플 연간 수익의 14%~21%에 달한다.
애플과 구글은 스마트폰 OS(운영체제)과 앱 시장에서 자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 20일 미 법무부가 구글과 애플에 대해 반독점 위반으로 소송을 준비하면서 위기가 닥쳤다.
특히 업계는 이번 소송이 미 연방정부가 지난 20년간 제기했던 소송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소송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법무부가 글로벌 거대 IT기업이 모종의 계약을 통해 작은 IT기업의 성장을 제한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구글 검색 트래픽의 절반 가까이가 애플 기기에서 나오고 있으며, 구글 내부에서는 애플과의 협력관계가 깨지는 것을 '코드 레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신문은 익명을 요구한 한 전임 구글 간부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구글에서 검색하면 구글의 검색 광고를 보거나, 유튜브와 같은 구글의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구글이 애플의 트래픽을 잃는 것에 대해 '무서운 결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구글 측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과 같은 다른 검색 엔진들도 애플과 아이폰에 2차 검색 옵션으로 나타나기 위한 수익 공유 계약을 맺고 있다며 자신들을 방어하고 있다. 또한 애플이 소비자가 직접 검색엔진을 변경할 수 있게 해두었다는 점도 방어 논리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 측은 구글과 계약을 공론화한 적이 없으며, 올해 처음으로 소위 라이선스 수익에 대해 언급했다고 번스타인리서치는 지적했다. 역시 기밀유지 계약 때문에 익명을 요구한 전직 고위 임원은 애플의 경영진들도 구글과 마찬가리고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사용하는 검색엔진이 그만큼 유용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 법무부의 소송 대상이 된 구글과 애플 간의 거래는 애플 아이폰의 사파리 검색 엔진 뿐 아니라 인공지능 가상 비서인 시리(Siri), 구글의 아이폰 내 어플리케이션과 크롬 브라우저를 포함하는 애플의 모든 기기의 거의 모든 검색 기능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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