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패널업체 섭외…마스크 수의계약
식약처 조사자료 공개되면서 전모 드러나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강원랜드가 마스크를 전혀 취급하지 않는 태양광패널 설치 무자격 업체를 직접 섭외해 7억여원 상당의 미인증 마스크를 수의계약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최승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강원랜드측은 계약금 7억2567만원 상당의 방역 마스크 30만장을 구매하기 위해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L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사실은 식약처 조사자료가 공개되면서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강원랜드 측이 L사로 직접 연락해 거래가 성사됐다. L사는 강원랜드측과 계약하면서 KF94인증 제품을 납품하겠다는 제품 사양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식약처 인증제품이 아닌 미인증제품을 3차례에 걸쳐 납품했다. 해당 거래는 허접한 포장지에 담긴 미인증제품을 받아본 강원랜드 노조측의 문제 제기로 3월 9일 수면위로 드러났다.
최승재 의원이 입수한 강원랜드 마스크 거래내역서 [자료=최승재 의원실] 2020.10.21 jsh@newspim.com |
더욱이 30만장 납품계획은 미인증제품 4만장 가량을 납품하다가 도중에 덜미가 잡혀 중단됐음에도 강원랜드측이 L사에 대한 법적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불법 비자금 조성의 또 다른 의혹은 L사가 또 다른 G사로부터 1600원에 매입한 마스크를 강원랜드에 600원의 마진을 붙여 2200원에 납품하면서 드러났다.
최 의원은 "L사와 G사의 거래명세표상에 사업장 주소지가 동일하다"면서 "조사된 것을 보면 이들 업체는 조직적인 돈세탁을 위한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하다"면서 "당초 계약대로 30만장 구매가 성사될 경우 600원의 차익이 발생해 총 1억8000만원의 부당차익이 1차로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최 의원은 강원랜드가 마스크를 전혀 취급하지 않은 L사를 섭외하면서까지 조직적으로 비자금 조성을 주도했다면 그 이상의 불법 비자금이 2차로 조성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이러한 일련의 비상식적이고 불법적인 행태를 종합해봤을 때 수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비리 시나리오가 처음부터 기획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승재 의원은 "공공기관이 물품구매 과정에서 불법 비자금 조성을 주도했다는 정황이 뚜렷하다"면서 "비리근절을 위해 수사기관의 즉각적인 수사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사건 전말을 철저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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