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구독자 10만명 눈 앞...2위 하나금투
개인유튜버 30만~100만 구독자...떠오른 신흥 강자
"증권사-유튜버 간 하이브리드 콘텐츠도 방법"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개인 주식유튜버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면서 증권사들이 진땀을 빼고 있다. 증권사 역시 올 초부터 일어난 주식 열풍으로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크게 증가했지만 개인 주식유튜버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증권사와 주식유튜버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식유튜브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0일 각 증권사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를 살펴보면 이날 현재 기준 키움증권의 '채널K'가 9만2800명으로 가장 많고 ▲하나금융투자의 하나TV 7만2300명 ▲삼성증권의 Samsung POP 6만700명 ▲미래에셋대우의 스마트머니 6만5800명 ▲한국투자증권의 뱅키스 5만3100명 ▲신한금융투자의 월급구조대 SOS salary 4만6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KB증권은 2만600명,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주식이베스트는 6천360명으로 집계됐다.
키움증권의 유튜브 채널 모습 [캡쳐=유튜브] |
당초 올 7월까지만 해도 채널K의 구독자는 7만명 안팎이었으나 스타 애널리스트를 앞세운 전략이 통하면서 키움증권은 최근 구독자 10만명을 바라보게 됐다. 증권사의 유튜브 채널이 구독자 10만명을 넘긴 사례는 아직 없다.
채널 K의 대표적인 콘텐츠는 시황과 다음날 장 전략을 풀어주는 ▲서상영의 투자전략 ▲이진우의 마켓리더가 꼽힌다. 또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출연하는 '애널리스트 토크쇼-애톡쇼'도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나TV, 월급구조대, 뱅키스는 지난 7월 구독자 4만명 대로 각축을 벌였으나 최근 하나TV가 격차를 벌리며 2위를 굳히고 있다. 하나TV의 핵심 콘텐츠는 매일 오전 7시 30분 진행하는 '모닝 브리프'다. 이는 리서치센터의 오전 회의를 가감 없이 생중계 하는 것인데 투자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지난 7월 구독자 수가 2만명도 채 되지 않았던 삼성증권의 경우, 단 3개월 만에 6만명을 넘어서면서 3위로 성큼 뛰어올랐다. 스마트머니 역시 1만6000명 수준에서 같은 기간 구독자 수를 5만명 가까이 늘리는 이례적인 성과를 냈다. 반면 주식유튜브의 전통강자로 꼽혔던 월급구조대와 뱅키스는 비슷한 기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구독자 수에서 크게 밀리기 시작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개인 주식유튜버가 증권가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주식유튜브의 판도가 크게 뒤흔들리고 있다. 개인 주식유튜버의 주된 무기는 주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 딱딱하지 않은 영상구성, 구독자와의 상시 소통으로 요약된다.
증권사 펀드매니저, 채권 프랍트레이더 출신이 운영하는 슈카월드는 대표적인 주식유튜브다. 구독자만 91만4000명에 달하고 누적조회수는 무려 1억건을 넘어섰다. 구독자들은 어려운 주식용어와 이슈를 쉽게 풀어주는 것을 슈카월드의 최대 장점으로 꼽는다.
구독자 90여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 [캡쳐=유튜브] |
구독자 32만명의 창원개미도 소위 주식대박으로 이름을 알리며 구독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창원개미는 20대 중반 흙수저에서 시작해 500만원으로 6억원을 만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 과정에서 크고 작은 손실을 봤던 창원개미가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으면서 투자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30여년 주식투자 경력을 가진 약사가 운영하는 '대박난약사'의 구독자도 11만명에 달한다. 그는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관심이 높아진 제약·바이오 등에 대한 콘텐츠를 주로 다룬다. 오랜 주식경험과 현직 약사라는 점이 시너지를 내면서 구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이외에도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채널 '소소하게크게'가 구독자 5만6800명을, 해외주식 열풍에 힘입어 '미국주식으로 은퇴하기' 채널도 12만7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주식투자를 중심으로 재테크 채널을 운영하는 '신사임당'과 '김작가 TV'는 구독자가 각각 106만명, 48만3000명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는 증권사와 개인 주식유튜버의 경쟁이 주식투자자들을 위한 고급 콘텐츠 제공으로 이어지는 만큼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또 증권사와 주식유튜버 간 경쟁이 아닌 융합형 콘텐츠를 함께 개발하고 선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증권사와 개인 주식유튜버가 협업한 하이브리드 콘텐츠는 어느 한쪽만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둘 모두 '윈윈'할 수 좋은 전략"이라며 "특히 유튜브 채널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형 증권사라면 개인 주식유튜버와 손을 잡고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