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정가의 대표적 앙숙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년째 서로 말도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하원의장이 마지막으로 직접 만난 것은 지난 해 10월 16일 백악관에서다. 그후 꼬박 1년 동안 양측은 직접 만나거나 대화를 갖지 않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1년전 민주당의 펠로시 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시리아내 미군 철수를 비판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 시리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았다.
하지만 당시 양측 모두 이견을 드러내며 감정이 격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을 향해 "삼류 정치인"이라고 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격분한 민주당 지도부는 백악관을 박차고 나왔고, 펠로시 의장은 당시 "우리가 목도한 것은 트럼프의 붕괴였다"고 일갈했다.
2019년 10월 미국 백악관에서 언쟁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국정연설이 끝난 뒤 그의 뒤에서 연설문을 찢어 버리는 과격한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5월 자신의 코로나19(COVID-19) 대응을 비판한 펠로시 의장을 '병든 강아지'라고 부르는 등 양측이 주고받는 막말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들어서도 두 사람은 11월 대선과 코로나19 경기 부양안 등을 놓고 연일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은 워싱턴 정치를 이끌고 있는 명실상부한 양대 축이다. 펠로시 의장은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명실상부한 최고 실권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의 전폭 지원을 받더라도 하원과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원만한 국정 운영과 법안 통과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두사람의 극단적인 대립은 워싱턴 정가의 대화와 협상의 단절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의 초선의원인 딘 필립스는 더 힐에 이런 환경이 매우 슬픈 상황이라면서 "정치가 점차 공적 봉사보다는 짐승같은 스포츠가 돼 갈 수록, 우리는 더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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