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국면 전 뒤처진 여당 체질 바꿀 것"
위원장은 당을 잘 아는 내부 인사 검토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당 혁신위원회를 꺼내들었다. 정당도 시대 흐름에 따라 정비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내년 4월 보궐선거, 내후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괄적인 당 체질 개선에 나갈 것이라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현 시점에 혁신을 내세운 것은 지금이 당 체질 개선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13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국정감사, 정기국회, 본예산 심의에 돌입하면 바로 선거 국면"이라며 "먼저 준비를 하고 당 체질 개선에 나서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정당 존속'도 있다. 이 대표 측은 "거대 여당이 된 가운데 타성에 젖어 당 혁신 동력이 약해질 수 있고 국민들로부터 뒤처졌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며 "예컨대 민주당이 젠더 감수성이 뛰어나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잖나. 시대가 바뀌는 만큼 정당 체질도 정비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0.10.12 kilroy023@newspim.com |
야권에서도 혁신이 진행되는 만큼 이에 뒤쳐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도 혁신위 추진 이유로 해석된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두 정당 혁신이 진행 중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강정책을 수정하는 등 혁신에 나섰다. 제2야당 정의당도 혁신안을 마련, 김종철 신임 지도부 체제에서부터 적용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강령 개정안을 내놓은 뒤 혁신안이 별도로 추진되지는 않았다.
한편 주요 혁신 의제로는 당원 교육과 시대에 맞는 공천 제도 등이 꼽힌다. 김영배 당대표 정무실장은 "당원들에 대한 교육훈련 강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당헌당규 개정, 새 시대에 맞는 정당 정체성 확립 등도 과제"라며 "특정 선거를 노린 것이 아니다. 앞으로 당 존속을 위해서라도 발판을 다지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위원장 인선은 현재까지 논의 중이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위원장이 외부에서 오느냐'는 질문에 "안 그럴 것 같다"며 "(의원 중에) 희망자도 있다"고 말했다. 당을 잘 아는 인사가 와야 한다는 의미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도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라면서도 "다만 이 대표가 말을 해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의견을 내지 못하는 만큼 우선은 더 논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11일 민주당 최고위 워크숍에서 혁신위 설치 필요성을 거론하며 2015년 '김상곤 혁신위'를 예시로 든 바 있다. 당시 김상곤 혁신위는 당시 11차례 혁신안을 발표하며 ▲현역의원 하위 20% 공천배제 ▲국민참여공천 ▲정치 신인, 여성, 장애인, 청년 가산점 등의 공천 원칙을 제시했다. 또 ▲당무감사원 설립 ▲민생복지국가로의 정체성 ▲청년차세대리더학교 설립 등도 제안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상곤 혁신안은 지금의 거대 여당을 만든 '시스템 정당'의 기초를 닦았다"며 "당대표로서 가져야 할 장기적인 정당 청사진이자 대권주자로서의 과제가 아니겠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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