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마스크 구매 제한 해제된 이후에도 월 8매 지급 고수
"군부대, 코로나 감염 취약…마스크 지급 늘려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경기도 포천의 한 육군부대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군 당국이 비상이 걸린 가운데 병사들이 마스크가 부족해 빨아서 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이 7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스크 구매 제한이 해제된 이후에도 병사들에게 일주일당 1인 2매(월 8매)를 지급해오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일선 부대에서 병사들이 1회용인 보건용 마스크를 여러 차례 세탁해서 재사용한다"며 "배분 시기도 불규칙이기 때문에 마스크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 2020.03.11 kilroy023@newspim.com |
마스크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KF마스크에 물이 닿는 순간 KF효능을 보장할 수 없다고 충고했다. 이에 일선 병사들이 KF마스크를 빨아서 사용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이 의원은 "최근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코로나19 상황 종료까지 마스크를 개인당 주 2매로 보급한다는 방침"이라며 "군 당국이 코로나19 사태 대비에 안이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의원실에 한 병사가 직접 제보한 내용에 따르면 "병사들에게 지급되는 KF94마스크가 부족해 병사들이 여러 차례 세탁하여 사용하고 있다"며 "장병들에게 배부되어야 할 마스크가 민간(외부)으로 빠져나간다는 소문이 난무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병사는 "마스크가 쉽게 오염되는 취사나 공병, 경계근무 보직에는 위생상 매우 치명적"이라며 "마스크가 부족한데 불규칙적으로 배분돼 사용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당초 KF보건용 마스크를 미세먼지 방지용으로 병사들에게 월 최대 10매를 보급해 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하던 지난 2월 말 월 30매까지 보급하기로 했던 군이 공적판매 조치가 끝난 7월 이후에도 월 8매 지급을 고수해오고 있다.
군은 코로나19 상황 종료시까지 월 8매 기준으로 보급한다는 방침으로 내년도 마스크 보급 예산에 325억원을 편성한 상태다.
한편 마스크 수급이 불안정하던 지난 3월에는 식약처가 공적판매처에 군부대를 포함시키지 않아 육군사관학교, 육군훈련소, 해군 청해부대 31진 등에서 12만5000매의 마스크가 부족해 타 부대에서 긴급 보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채익 의원은 "포천 군부대 집단 확진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군부대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올 겨울을 대비해서라도 현재 월 8매 지급에서 월 12~16매로 지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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