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시 부산공장 가동 중단 기간 연기"
르노삼성차 노조, 한국지엠에 이어 쟁의신청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의 노동쟁의 신청에 사측이 공장 가동 중단 연기를 검토 중이다.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을 위한 본교섭을 시작도 안 했는데 노조가 쟁의신청에 나서자 사측이 맞불을 놓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르노삼성차 고위 관계자는 "노조와 사측이 실무 협상을 마쳐야 본교섭에 들어갈 수 있지 않느냐"라며 "만약 노조의 파업이 이루어지면 부산공장 가동 중단 기간을 연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 르노삼성차] |
르노삼성차 노조는 전날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사측이 본 교섭을 미루는 등 노조와 사측의 입장 차이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부산지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사는 지난 7월 6일 올해 임단협을 위한 첫 상견례를 갖고 지난달 17일 6차 실무교섭을 마쳤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4.69%) 인상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XM3 성공 론칭 격려금 500만원 ▲ 타결 격려금 200만원 지급 ▲노동 강도 완화 ▲노동조합 발전 기금 12억원 ▲통근버스 미운영 사업장 유류비지원 등 협상안을 제시했다.
상견례 시작 후 노조가 3개월 만에 쟁의신청을 통해 파업 수순에 돌입한 것과 관련해 사측 관계자는 "통상 실무교섭을 10차례 이상한 뒤 양측의 입장을 본교섭에서 조정하는 것이지, 실무교섭 단계에서 협상 진전이 안 된다며 쟁의신청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맞섰다.
르노삼성차는 차량 판매 감소 및 재고 증가 등 이유로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8일까지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가동 중단 기간에도 근로자는 급여 보다는 낮지만 통상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게 된다. 때문에 공장 가동 중단 연기 검토는 가동 재개 시점을 연기해서라도 파업을 막겠다는 사측의 맞불작전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9월 내수 5934대, 수출 1452대 등 총 7286대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51.4% 주저앉았다. 올들어 9월까지 누적 9만1544대 생산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9.5% 감소했다. 부산공장의 연간 생산 규모인 30만대의 30%를 밑돈 셈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사가 코로나19 등 이유로 올해 임금협상에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1년만에 임금동결을 골자로 합의안을 타결한 만큼,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GM) 등 완성차 노조의 파업 수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노조의 강경노선으로 인해 근로자 전체와 회사가 경영상의 위기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라며 "쟁의신청을 무기로 파업 수순에 나서는 행태는 악화된 경영 환경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한편 르노삼성차 노조는 다음달 새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있다. 임단협이 올해를 넘길 것이란 회사 안팎의 전망이 나온다. 앞서 노조는 민주노총 가입을 시도했으나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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